[22대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 유세…자정까지 '한 표' 호소

국민의힘 청계광장서 '투표로 나라 구해달라'
한동훈 탈진…야간 추가 유세 취소
민주당 용산역 광장서 '내일은 심판하는 날'
이재명 재판 출석…"손발 묶겠다는 의도"
김성원 기자 2024-04-09 23:21:46
22대 총선일을 하루 앞둔 9일 각 당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는 자정까지 총력 유세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 심판',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 '파이널 총력 유세'에서 "420여년 전 충무공이 남은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했다. 국운이 꺾이는 것을 막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우리 국민, 대한민국의 12시간이 남아있다"면서 "먼 훗날 우리가 그때 투표하지 않아서 나라를 망쳤다고 후회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대신 우리가 4월 10일에 나라를 구했노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샴페인 터뜨리며 조롱하듯 말하는 '200석'이 만들 혼돈과 퇴행을 생각해봐 달라"면서 "지난 민주당과도 차원이 다르게, 이재명 친위대로만, 김준혁·양문석으로만 채워진, 그야말로 뭔 짓이든 다 할 200석을 상상해봐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살리기' 청계광장 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탄핵·특검 돌림노래는 기본이고, 헌법에서 '자유'를 빼고, 땀 흘려 일한 임금을 뺏고, '셰셰'(謝謝·고맙습니다) 외교하며 한미 공조를 무너뜨려 친중 일변도가 되고, 죽창 외교로 한일관계 악화시키고, 김준혁식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헌법을 바꿔 이재명과 조국을 셀프 사면할 것"이라고 야권을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힘을 가진 정당이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정책 공약을 여러분에게 내놨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서울·경기 행정구역 '원샷' 재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시지가 현실화 계획 중단, 의원정수 축소, 국회 세종 완전 이전, 5세 무상보육, 부가가치세율 인하 등 그간 발표한 공약을 다시 소개했다.

마지막 유세에는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서울 지역 후보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 위원장은 청계광장 파이널유세 이후 탈수, 탈진 증세를 보여 거리 인사 등 야간 추가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이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여러분의 성원으로 어려웠던 선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어렵다"며 "본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셔야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유세 일정 대부분을 서울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와 야당 강세 지역인 도봉, 강동, 양천, 서대문 방문 등으로 꾸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앞서 재판부에 "총선 전날만이라도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특혜라는 말이 나온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법정으로 향하기 전 "제 손발을 묶는 게 검찰 독재 정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면서 미리 준비해 온 원고를 꺼내 읽으며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가운데) 등이 9일 용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 국민승리 총력 유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햡뉴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잡고 정적과 반대세력만 때려잡고 있다"면서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저는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지금도 그 점은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권은 경제·민생·외교·안보·민주주의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이번 총선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마시고 꼭 투표해 달라"며 "국민을 거역하는 권력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국민의 손으로 증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표는 재판을 마친 뒤 이날 저녁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당 선대위 차원의 마지막 집중 유세인 ‘정권 심판·국민 승리 총력 유세’에 참석했다.

용산은 대통령실이 위치한 상징성 있는 장소로, '정권 심판'을 앞세운 민주당은 선거운동 시작 날에도 용산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바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일이 바로 심판하는 날이다.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점, 너희들은 국민으로부터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 일꾼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해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맡겨진 권력으로 국민들의 삶을 해친다면 권력의 일부라도 회수해야 한다. 레드카드는 이르겠지만, 최소한 옐로카드로 정신이 번쩍 들게는 해야 하는 것"이라고 심판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막판까지 접전이 벌어지는 곳이 많다며 "악착같이 여러분이 투표해야 이길 수 있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이 '심판론'으로 흐르며 운신의 폭이 좁아진 군소 정당들도 자당 후보를 한명이라도 원내에 입성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쏟았다.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 광주를 거쳐 서울로 향하는 '경부·호남선 귀경 유세'를 했다.

마지막 유세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다.

조 대표는 “이 자리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모든 시민들이 분노해서 촛불을 들고 일어나 박근혜 정권을 조기 종식 시켰던 장소”라며 “지금은 다른 형태의 국정농단이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은 지난 2년이 지긋지긋했다는 것, 그리고 3년은 너무 길다는 것”이라며 “선거는 내일이지만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이런 마음으로 여기에 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내놓은 선거 판세분석에 따르면 총선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양당은 전국 254개 지역구 중 각각 55곳, 50곳에서 '경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 당의 자체 판세분석과 최신 여론조사 추이 등을 종합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석과 경합 지역의 선전 여부에 따라 '110∼13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민주당은 '지역구 110석 우세'라는 판세 전망 속에서 비례 의석과 경합지 성적을 더할 경우 '120∼151석+α'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례 의석수로는 국민의힘 17∼20석, 민주당 10석 안팎을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국혁신당이 일으킨 돌풍이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상태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59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254명과 비례대표 46명 등 모두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