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즈·메가 저가 커피 공습에 휘청이는 '이디야' …위기 극복 방안 있나?

홍선혜 기자 2024-04-16 09:59:36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등 저렴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이 다수 들어서면서 '애매한 포지션'으로 피해를 보는 커피 프랜차이즈가 있다. 바로 이디야다.

이디야는 2000년대 중반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애매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없게 됐다. 위기에 직면한 이디야는 새로운 전문 경영인 선임 및 조직 쇄신 등을 단행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커피는 전년 대비 18.04% 하락한 82억2000만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5.77% 감소한 34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2755억6000만원으로 전년비 0.08% 줄어들었다.

이디야커피 사옥./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는 2000년대 중반 다소 저렴한 카페 매장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몇 년 전 부터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등 저가형 커피매장이 치고 들어오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매장 수는 지난 2020년 2885개에서 이듬해 3018개로 늘어났지만 2년 전인 2022년에는 딱 한 개의 매장만 늘린 후 현재까지 더 이상 점포수를 확대하지 않고 있다. 

'컴포즈' '메가' 등 저가 프랜차이즈 고공행진...어중간한 가격 전략 '이디야' 휘청

이에 비해 최근 저가 전략으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컴포즈와 메카커피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신규개점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커피 브랜드는 컴포즈커피(626개)였다. 이어 메가엠지씨커피(572개) 뒤이어 빽다방(278개)이 3위를 차지했다. 

메가MGC 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비 124%증가한 694억원으로 세 자릿수나 성장했다. 매출역시 같은 기간 111% 증가한 3684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컴포즈커피는 47%성장한 367억원의 영업익과 20.5% 증가한 889억원의 매출을 가져갔다.

이디야가 가라앉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격 설정이 너무 어중간하다는 의견이다.

아메리카노 기준 이디야는 3200원으로 스타벅스 4500원보다는 저렴하지만 메가커피 2000 원컴포즈 커피는 1500원 보다 비싼 가격이다. 

직장인 A씨(33세)는 “이디야는 어느 순간부터 잘 안 가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애매한 가격과 특별한 매리트가 없는 메뉴인 것 같다”며 “이미 대중들에게 너무 잘 알려진 스타벅스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매가커피처럼 가성 비 좋은 카페에 지갑을 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가형 카페매장은 평균적으로 규모가 작은 평수로 운영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과 테이크가웃 중심인 시스템으로 로테이션이 빨라 일반 프랜차이즈 대비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나온 2022년 기준 평(3.3㎡)당 평균 매출액에 따르면 메가 커피는 2042만원, 컴포즈 커피는 1721만원, 빽다방 2043만원인 것에 반해 투썸플레이스는 926만원, 탐앤탐스는 698만원, 이디야는 644만원으로 백만원대 수준에 그쳤으며 이디야의 매출 추이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 출신 김상수 대표 영입

벼랑 끝에 몰린 이디야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창업자인 문창기 회장과 2인 공동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김상수 이디야커피 신임 대표이사

김 신임 대표는 롯데백화점 입사 후 사업부서를 거쳐 29년간 롯데그룹 유통군HQ 본부장,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폭 넓은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상수 이디야커피 신임 대표이사는 "이디야커피의 신임 대표이사로서 우선적으로 가맹사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가맹점, 협력사 및 임직원과의 상호협력과 상생을 기반으로 국내외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긍정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운영혁신팀과 CSR실을 신설하고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 전개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브랜드 리브랜딩, 차별화된 커피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해외진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연내 괌 2호점을 개점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디야의 특색이 너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 이미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고 매가커피나 컴포즈는 저가형 매장으로 콘셉트를 잘 잡아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이디야의 경우 현재 소비 트랜드와는 맞지 않는 중저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 설정이 매우 어중간하고 이디야, 컴포즈. 빽다방처럼 눈에 띄는 간판을 세워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느낌도 없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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