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남 조현문 “유언장 납득 어려운 부분 있어 확인·검토 필요”

효성 측 “안타깝고 실망 금치 못 해”
신종모 기자 2024-05-16 18:10:16
형제간 우애’를 당부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지난 15일 공개됐다. 이에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제들 행위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입장을 전했다. 효성가 형제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을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16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바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다만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30일 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났다. 그는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하기도 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지난 2017년 맞고소했다. 

이를 의식해 조 명예회장은 별세 전 가족간 화합과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유언장에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 상속분이다.

효성 측은 이날 조 전 부사장의 입장문에 유감을 표했다.

효성 관계자는 “형제간의 우애와 유류분 이상을 나눠주라는 아버지 유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를 왜곡시켰다”며 “본인의 형사 재판에만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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