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엔비디아, 어닝서프라이즈…삼성전자 ‘울고’ SK하이닉스 ‘웃고’

엔비디아, 매출 260억달러·영업이익 169억달러 ‘어닝서프라이즈’
증권가 “SK하이닉스, HBM 시장 주도권 사실상 확보”
삼성전자 7만전자·SK하이닉스 20만닉스
신종모 기자 2024-05-23 10:06:17
전 세계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대해 이렇다 할 납품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상태이나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공개한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60억달러(약 34조 원)로 전년 동기의 71억9200만달러 대비 26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9억달러(약 23조 원)로 전년 동기(21억4000만달러) 대비 무려 8배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61% 늘어난 6.12달러를 기록했다.

매출(246억9000만달러)과 영업이익(128억3000만달러) 모두 월가 전망치보다 크게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핵심 캐시카우인 데이터 부문 매출이 2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18% 늘어난 26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호실적과 관련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오픈AI 등이 AI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증했다”며 “특히 최고급 칩인 H100 GPU 출하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며 “기업과 국가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1조달러 규모의 기존 데이터 센터를 가속화된 컴퓨팅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센터인 AI 공장을 구축해 새로운 상품인 AI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세대 AI GPU가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블랙웰 AI 칩이 이번 분기에 출하될 것”이라면서 “다음 분기에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동상이몽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 중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HBM3E 12단 제품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통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목표로 10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조직했으며 300명의 HBM4 개발팀도 꾸렸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캐파) 확대와 초격차 기술력으로 5세대인 HBM3E 등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해 주도권 탈환에 나설 방침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으며 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특히 삼성전자는 연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주요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열풍이 지속되면서 HBM 수요 증가에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부터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과 양산 성숙도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 이후 국내 증시는 SK하이닉스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실적 영향…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서 희비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 발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극명한 차이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23일 오전 9시51분 현재 전일 대비 400원(0.39%) 떨어진 7만7400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300원(1.16%) 오른 20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에 최근 1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와 HBM3E 시장에서 점유율 차이가 지속해서 벌어질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돼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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