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김진영 교수의 중국 스마트팜- 알리바바 ‘농촌 타오바오촌'

임지혜 기자 2019-10-11 10:48:00
중국 정부는 농촌 경제 활성화의 활로로 스마트팜(Smart Farm) 사업을 적극 지원 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팜 산업은 알라바바, 징동, 텐센트 등 주력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농업, 축산업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여 농기업 및 지방정부에 광범위하게 보급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의 농업과 스마트팜에 대해 연구 조사한 전주대학교 김진영 교수의 전문가 칼럼을 통해 중국 IT기업의 스마트팜 진출 사례를 살펴보겠다. -편집자 주-

알리바바(阿里巴巴) ‘농촌 타오바오촌(农村淘宝村)’

알리바바(阿里巴巴)는 1990년 중국 항저우에서 마윈(马云) 등 18명의 창립 멤버가 설립한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이며, 주요 경영 분야는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매체와 게임, 혁신프로젝트 등이다.

알리바바는 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농업분야에 진출하였다. 2003년 타오바오왕(淘宝网)이 만들어졌고, 농촌지역의 일부 농산물 생산 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해 농산물을 판매하였고 농민들은 공산품을 구매하였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교통, 통신 등 기초인프라가 취약하여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2010년 이후 ‘중국 특색 프로젝트(特色中國項目)’, 계약주문 농업(訂單農業), 타오바오촌(淘宝村) 등 신형발전모델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알리바바가 농업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4년 알리바바는 ‘천현만촌(千县万村) 계획’을 수립하였다. 즉, 향후 3~5년간 100억 위안을 투자하여 1천 개 현급(县级) 단위에 서비스센터와 1만 개의 촌급(村级) 단위에 서비스스테이션의 건립을 계획하였다. 이를 통해 물류와 정보의 도농간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농촌에서도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입하고(网货下乡), 농촌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도시로 판매(农产品进城)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세웠다. 이때부터 알리바바의 농촌 타오바오(农村淘宝) 전략이 구체화되었다.

‘타오바오촌’은 농촌지역 네티즌이 지역경제와 전자상거래를 결합하여 만든 일종의 인터넷 창업 클러스터이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농촌주민들이 타오바오를 거래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창업한 인터넷 상점이다. 타오바오촌을 활용하는 농촌주민은 규모의 경제와 협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타오바오촌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첫째는 교역 장소로, 농촌지역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행정촌 단위에 설립 한다. 둘째는 교역 규모로, 전자상거래 연간 거래액이 1,000만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셋째, 인터넷 상점의 규모로, 마을 단위로 인터넷 상점 수가 100곳 이상이거나 마을가구 수의 10% 이상이어야 한다.

타오바오촌’은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분포지역도 확대되고 있으며,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해지고 서비스 품질도 향상되고 일부 공익을 추구하는 특징도 나타나고 있다. 2017년 타오바오촌은 2,118개로 늘어났고 인터넷 쇼핑몰 수도 49만 개를 초과하였다. 직접고용 인원은 약 130만 명이고 판매액은 1,200억 위안을 상회하였다. 타오바오촌 인터넷 상점 점주의 연령대는 젊은 편으로 30세 이하 청년 점주의 수는 전체의 51.8%를 차지하였다. 이들 청년 점주는 귀향ㆍ귀촌 후 창업한 사례가 많다. 타오바오촌은 저장성(779개), 광동성(411개), 장수성(262개) 등 동부 연해지역에 집중된 가운데, 최근 중ㆍ서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타오바오촌’이 중국 농촌 전역에 확산됨으로써 생산모델의 혁신, 판매방식의 업그레이드, 농촌 소비층 다변화, 창업ㆍ취업기회 확대, 빈곤 퇴치 등에 기여하였다. 타오바오촌 인터넷 쇼핑몰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 분석을하며, 농민 또는 인터넷 점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구축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수요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기초로 농산물의 생산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타오바오촌을 통해 농민이 도시민과 동일한 상품을 소비하게됐고, 농촌을 도시와 연결시켜줌으로써 농산물이 도시로 판매되게 되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할 경우, 농민은 훨씬 많은 판매 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소비자 혹은 가공업체와 직접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판매망을 다변화함으로써 상품판매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농촌지역의 유통 및 인터넷 인프라 구축으로 농민들의 상품에 대한 정보와 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즉, 농촌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가 농업·농촌부문에서 활성화됨으로써 농민의 소비 범위가 넓어지고 그 수준도 높아졌다.

타오바오는 진입장벽이 낮고 중소기업과 개인 창업자 위주의 인터넷 창업 플랫폼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견인하여 농산업 가치사슬을 확장해 농촌지역에 다량의 일자리와 창업공간을 만든다. 알리바바 연구원에 따르면, 타오바오촌은 1개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가 증가할 때마다 평균 2.8개의 직접 취업 기회를 창출한다. 전국적으로 볼 때, 직접고용 창출효과는 약 84만 개를 상회하는 것

으로 추정된다.

농촌 타오바오 프로젝트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업 기회 및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농촌 빈곤 퇴치에 크게 기여했다. 알리바바 소매업 플랫폼에서, 국가급 빈곤현에 분포하는 타오바오촌의 수는 33개이고, 이들의 인터넷 판매액은 370억 위안에 달했다. 성급 빈곤현에 분포하는 타오바오촌은 400여개 이상이고, 이 가운데 60개 빈곤현의 온라인 판매액이 1억 위안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혜 기자 lhjihj90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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