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승리'했다는 BBQ vs bhc 물류용역대금 소송, 누구 말이 맞나?

179억원 BBQ가 bhc에 지급 판결, bhc 승소했지만 BBQ 역시 실리 챙긴 것일 수 있어...소송비용 부담 비율로 승리 논하기는 무리
김영진 기자 2022-02-11 15:25:37
BBQ와 bhc 로고
BBQ와 bhc 로고


[스마트에프엔=김영진 기자] 지난 9일 제너시스BBQ는 출입기자들에게 'bhc 청구액 대부분 기각, BBQ의 완전한 승리'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6부에서 2017년 4월 bhc가 BBQ를 상대로 제기한 약 2400억원 규모의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이 있고 난 이후에 나온 자료였다.

이 내용에 따르면 "소송비용을 원고(bhc)가 90%, 피고(BBQ)가 10% 부담하는 것으로 선고하는 바,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BBQ가 완승한 것으로 해석한다"는 것이었다.

BBQ의 입장에 따르면 이번 법원의 판결은 지난 2021년 1월 이 사건과 사안이 동일한 쌍둥이 사건인 '상품공급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재판부가 소송비용을 원고(bhc) 40%, 피고(BBQ) 60%로 선고했던 결과와 비교할 때, 이번 판결 결과는 양 사건의 계약해지책임에 대해 bhc의 책임부담비율이 현저히 높아진 결과로 BBQ의 '완전한 승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소송비용 비율만으로 '완전한 승리'를 말할 수 있을까?

이를 접한 bhc는 당황했다. 아직 판결문이 나오기도 전인데 이런 자료를 경쟁사에서 뿌렸다는 점, 법원에서는 분명 물류용역대금과 관련해 BBQ가 bhc에 179억원(지연손해금 46억 포함)으로 판결했는데 '완전한 승리'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판결문이 나온 이후 11일 오전 BBQ와 bhc는 준비한 자료를 배포했다.

먼저 BBQ는 '법원, bhc 손해배상청구액 대부분 기각 판결'로 bhc가 청구한 손해배상 24000억원 중 약 4%만 인정했다는 내용이었다.

bhc 역시 ‘BBQ는 bhc에 179억 원을 배상하라 판결, bhc ‘물류용역대금’ 소송 승소'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번 BBQ와 bhc의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보상청구 소송 판결은 '모두의 승리'였던 것인가?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번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 소송 판결문을 접한 한 법조인은 "원고(bhc)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판결"이라고 봤다. 다만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금액이 감액된 것으로 보여 피고(BBQ)는 실리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BBQ는 2400억원 중 179억원만 내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안도한 것이며, bhc는 법원에서 BBQ가 bhc에 17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승소했다는 점이다.

다만 BBQ가 '완전한 승리'의 이유로 밝힌 소송비용 부담률은 그리 중요한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조계에는 소송비용 부담 결정은 절대적인 귀책사유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bhc에 따르면 "소송비용부담은 bhc가 당초 15년치 예상 최대 손해배상액에서 법원감정평가와 영업이익률 조정과정을 거쳐 손해배상액 조정에 따른 소송비용 부담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법조 관계자 역시 "소송비용 부담 결정은 귀책사유로 결정하는 게 아닌 여러 가지 계산법으로 기계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판결에 따른 예상 소송비용은 1억원에 불과하다. BBQ는 왜 1억원의 비용으로 승리를 논했을까?

2400억원 중에서 179억원으로 금액이 대폭 하향된 것은 다행이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또 원고가 소송을 걸때 피고에게 위협을 주기 위해 상당한 금액의 소송을 거는 일은 다반사다. 법원의 판결 역시 이 금액보다 훨씬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bhc가 BBQ에게 2400억원이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역시 그 금액을 꼭 받고 싶어서가 아닌 BBQ를 위협하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1심이지만, 179억원을 판결을 받은 BBQ가 과연 승소를 했다고 볼 수 있는 판결이었을까? BBQ에게 희망이 있다면 향후 항소심에서 이 금액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BBQ는 판결문도 나오기 전에 소송비용 부담률을 가지고 '완전한 승리'라는 표현을 썼을까.

추정해 보면 2021년 1월 이 사건과 사안이 동일한 '상품공급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판결이 나왔을 당시, bhc가 그 결과로 언론플레이를 과도하게 한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여론은 bhc가 앞질러가고 BBQ가 쫓아가는 형국이었다. BBQ는 그때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판결문이 나오기도 전에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해석해 본다.



김영진 기자 y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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