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기업, 금리 인상·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자금 사정 악화”

전경련, 금리 인상 속도 조절·소재·부품 수급 안정화 등 정책과제 필요
신종모 기자 2022-03-28 16:08:39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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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수출 대기업 3곳 중 1곳은 장기화한 코로나와 지난해부터 지속해온 금리 인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8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들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자금 사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은 자금 사정이 악화한 원인으로 매출 부진 혹은 외상 매출 증가, 재료비, 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 채무상환 및 이자 부담 증가 등을 꼽았다.

전경련은 지속된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이자 및 원가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기업은 10곳 중 8곳이 넘었다. 환율 상승도 기업 자금 사정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환율 상승으로 매출(수출)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수입 원자재 물가와 외화 표시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부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체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현재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신규 대출 및 만기 연장과 환율 리스크 관리 등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매출채권 회수, 신용등급 관리, 수출입금융 등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경련은 “환율 급변으로 인한 손실 발생과 매출채권 회수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대출 여건마저 악화해 수출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차질을 겪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필요한 자금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자금 수요가 가장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 설비투자, 인건비․관리비 등이었다. 기업들은 올해 계획된 투자·고용의 집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수출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공급망 관리 통한 소재․부품 수급 안정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 정책금융 지원 확대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기업들이 생각하는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우리나라 적정 환율(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144원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현재 3월 평균 환율(3.2~3.18일)이 1224원임을 감안할 때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원자재 수급․ 환율 안정 등 리스크 대응에 주력하는 한편 정책 금융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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