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주년 기획-혁신 DNA로 리부팅하라⑥] 포스코,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발돋움"

포스코그룹,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신성장 분야 그룹 탈바꿈
리튬부터 양극재까지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강화
저탄소 혁신 공정기술 개발 등 그린철강 생산 체제 단계적 전환 본격화
신종모 기자 2022-04-25 20:28:19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 창간 4주년 기획특집] ‘포스트코로나-혁신 DNA로 리부팅하라’⑥

국내 산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글로벌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통화와 재정 정책 목표가 상충하면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가 상승으로 국내 산업계는 전자·반도체·자동차업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류 대란을 겪고 있다. 더불어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방역 정책 변경에 따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산업계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미래 사업으로 로봇·AI·UAM·미디어·MBN·백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힘차게 뛸 대한민국 산업계를 기약하며, 포스트코로나를 맞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체질 강화 노력과 경쟁력 제고방안, 미래 전략 등을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창립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기존의 철강 중심 기업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신성장 분야의 그룹으로 탈바꿈한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철강 외에 다른 신성장 분야도 본격적으로 육성해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기업 가치를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고체전지용 소재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4년간 미래성장을 준비하며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3월 2일 공식 출범한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그룹 7대 핵심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新)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 다섯 가지 지향점을 실현할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경영전략, 포트폴리오 관리 등 그룹 경영을 담당하던 200여명의 인력을 중심으로 경영전략팀, 친환경인프라팀, ESG팀, 친환경미래소재팀, 미래기술연구원 등의 조직을 구성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신사업 연구개발 및 핵심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국내외 우수한 스타급 연구인력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이차전지,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분야 기술 개발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철강사업 부문은 포스코로 물적 분할돼 수소환원제철,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CCUS) 기술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한다. 탄소중립 생산체제로의 단계적 전환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전고체전지 소재 등 선도 기술 확보

포스코그룹은 전기차용 전고체전지 핵심소재인 고체전해질 공장을 착공하고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월 국내 최고 수준의 고체전해질 기술을 보유한 정관사와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이 경상남도 양산시에 착공하는 고체전해질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연산 24톤의 고체전해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고체전해질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68만톤까지 확대한다”며 “향후 전고체전지 시장성장 속도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24일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상용화 공장을 착공했다.

광권 인수에서부터 탐사, 생산공장 건설 및 운영 등 전 과정에 걸쳐 아르헨티나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최초다.

아르헨티나 살타주 4000m 고지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기반의 염수 리튬 공장 착공했다. 이번에 착공한 염수 리튬 공장은 수산화리튬 연산 2만 5000톤 규모로 오는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투자비는 인프라 투자 및 운전자금 등을 포함해 약 8억 3000만달러(약 9500억원) 수준이다.

리튬 공장 건설 및 운영, 자금조달 등은 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수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번에 착공하는 리튬 사업에 연이어 올해 2단계 연산 2만 5000톤 추가 투자를 통해 2024년말부터 양산 규모를 5만톤까지 증산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같은 염호에서 2028년 최대 10만톤 규모까지 생산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착공으로 포스코그룹이 생산하게 되는 수산화리튬 연산 2만 5000톤은 전기차 약 60만대에 사용할 수 있다. 생산량을 최대 10만톤까지 확대할 경우 전기차 약 240만대에 사용 가능하다.

그룹 차원에서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양극재는 리튬, 니켈, 망간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이들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는 곧 양극재 사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시대 본격화로 전 세계적으로 리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지난 2018년에 선제적으로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2020년말에는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 몽고메리로부터 보유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톤의 6배인 탄산리튬 기준 1350만 톤임을 확인했다.

채굴 가능성과 수율을 고려하면 최소 280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염호의 리튬 농도가 평균 921mg/L을 기록하며 리튬 함유량이 아르헨티나 염호들 중 최고 수준이고, 마그네슘 등 불순물 농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리튬 추출 기술을 적용함으로 생산공기의 획기적 단축, 수율개선 등 생산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해 인수시점 대비 5배(리튬 톤당 시세 7만달러)가 치솟았다. 리튬 광산 업계의 통상 영업이익률 50% 수준을 감안하면 수십조원의 누적 영업이익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그룹 측은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포스코아르헨티나,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 그룹 차원의 염수, 광석,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리튬 생산기준 글로벌 TOP3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 연방정부 쿨파스 생산부 장관, 아빌라 광업 차관 등을 만나 포스코그룹과 아르헨티나 정부간의 이차전지소재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최 회장과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동은 아르헨티나 현지 리튬 공장 착공식을 앞두고 이뤄졌다.

포스코그룹은 당시 아르헨티나 정부와 향후 리튬 공장 증설 및 양극재 생산 협력까지 추진한다는 사업확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생산을 늘리고, 양극재까지 현지에서 생산하며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르헨티나는 리튬 매장량 기준 세계 4위, 생산량 기준으로는 3위의 국가다. 최근 전 세계가 리튬 원료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어 아르헨티나와의 전략적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보유해 그린수소 사업에 매우 유리한 국가다. 또한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이자 밀·옥수수 등 곡물의 주요 수출국으로 식량사업 협력에도 적합한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그룹 ESG정책 수립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환경·사회·지배구조(ESG)ESG협의회’를 신설했다. 그룹ESG협의회는 지주회사 체제 출범과 함께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포스코그룹의 ESG이슈를 모니터링하고 리스크를 진단해 대응방안 도출 및 그룹 ESG정책 수립을 위해 만들어졌다.

포스코는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기술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포스코형 저탄소 제품 판매전략 등 사업장 감축과 사회적 감축을 통한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공유했다. 포스코는 오는 2030년까지 사업장 직접 감축 10%, 사회적 감축 10%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는 50%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부터는 기존에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한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ICT, 포스코엠텍 등 주요 사업회사도 기업시민보고서를 통해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이행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안전, 생물다양성 등을 핵심 아젠다로 삼고 ESG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매분기 그룹ESG협의회를 개최하고 탄소중립, 안전, 환경 등에 대한 그룹차원의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해 철강, 이차전지소재, 무역, 건설, 에너지 등 각 사업 회사별 특성에 맞는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포스코는 2050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그린(Green) 철강기술 자문단’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탄소중립위원회는 포스코가 발족한 협의체로 회사 전 부문에서 수립한 탄소중립 달성 전략을 전사적인 시각에서 조정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에 따른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탄소중립 그린 철강기술 자문단은 철강,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에너지정책 및 대(對)정부 연구개발지원 업무 분야에 있어서 전략 자문 역할을 수행할 외부 전문가 8명이 참여한다.

포스코는 지난 2020년 12월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지난해 ‘2050 탄소중립 기본 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그린 철강기술 자문단을 출범하며 구체적 실현 기반을 완성했다.

향후 포스코는 저탄소 혁신 공정기술 개발과 친환경 연·원료 확보에 힘쓰고 그린철강 생산 체제로의 단계적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회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포스코홀딩스 등 계열사들은 리얼밸류(Real Value) 경영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