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선임 놓고 ‘알박기·낙하산’ 논란

업계, 문 정부 인사 알박기·현정부 인수위 인사 낙하산 지적
벤처투자업계 원로 “인사 실패 문재인 정부 답습”
신종모 기자 2022-08-10 14:48:56
한국벤처투자 CI. /사진=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투자 CI. /사진=한국벤처투자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알박기 시도와 현 정부 인수위원회의 낙하산 인사가 뒤섞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선임의 난맥상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9명의 대규모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현 이영민 사장의 후임 선임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8일 공개모집을 발표했고, 16명이 지원한 1차 서류심사에서 10명이 통과했다. 오는 12일 면접에서 5명의 숏리스트가 정해지면 인사검증을 거쳐 1명이 이달 중에 최종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공모 지원자는 산하공공기관의 규정개정상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하거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공모 과정에서 실제로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는 중기부 국장 출신 A지원자가 서류심사에서 1위로 통과하고 면접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전형적인 문 정부 인사들의 알박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인수위 낙하산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위 출신은 두 명이 면접대상자로 포함됐고, 인수위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벤처금융 비전문가임에도 사추위원들의 배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금융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추위원들이 인수위 출신을 이유로 우대한다면 공모 절차 형식을 거칠 필요가 없다”며 “거수기 역할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업계, 벤처금융 분야 전문 대표이사 선임 바람직

현재 벤처금융업계는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의 경제상황으로 벤처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이다. 앞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업계 간담회에서 벤처투자 축소 우려에 대한 건의를 받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도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는 정치인, 관료, 인수위 출신 등 뒷배경이 있는 비전문가보다 벤처금융 분야의 전문가가 선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벤처금융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연결하고 벤처금융업계와 자본시장과의 공동사업이 가능한 대표이사 선임이 요구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낙하산과 알박기는 어느 정권이나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공정과 상식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 개혁을 부르짖다가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흐지부지된다”면서 “정권 초에만 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사개혁을 외칠 뿐 진정한 변화는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벤처투자업계 원로는 “지금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의 최대 원인은 인사 실패”라며“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선임에서 조차 낙하산과 알박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문정부 인사 실패를 답습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대위 시절에도 3번이나 연속해서 인사를 실패했다”면서 “정권교체 이후에도 검사 중심의 인사, 음주운전 이력의 박순애 교육부 장관 등에 대한 구설수 등을 볼때 이전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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