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부 스마트팜] 오성일, 목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한 6차산업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피크니코크
김수진 기자 2019-07-12 11:04:00

[스마트에프엔=김수진 기자] 경기도 여주의 한적한 시골길 옆, 이제 골조를 올리고 스마트팜의 기초를 쌓아가고 있는 농장이 있다. 오성일 씨의 스마트팜 ‘피크니코’다. 형태만 갖췄을 뿐 아직 채워야 할 부분들이 오성일 씨의 머릿속과 설계도에만 존재하는 곳이지만 그의 눈앞에서는 이미 딸기가 붉게 익어가고 있는 듯하다. 바야흐로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현장이다.

오성일 씨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의 1기 교육생 가운데 자신의 스마트팜을 세운 1호 교육생이다. 3,802㎥(1,150평)의 국가 부지를 임대하고, 자부담으로 마련한 3,140㎥(950평) 등 총 6,942㎥(2,100평) 부지에 1,850㎥(560평) 규모의 온실이 세워지고 있다.

“온실은 실제 재배가 이뤄질 1,190㎥(360평)와 서비스 동 660㎥(200평)로 구성됐습니다. 저쪽은 딸기가 자랄 재배 지역입니다. 이쪽은 서비스 동이에요. 사무실과 체험 공간으로 꾸 겁니다. 각 역의 활용도에 맞게 설계했고, 시공하는 동안 ‘여기는 이렇게, 저기는 저렇게 해주세요. 이쪽에는 어떤 자재를 쓰고, 저쪽 공간의 배치는 이렇게 될 겁니다’라고 하나하나 설명했더니 일해주시는 분들이 놀라시더라고요. 오랫동안 하나하나 준비해 구상이 확실하니 가능했던 일입니다.”

2018년 8월 땅 임대를 시작으로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간 피크니코는 6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딸기 재배 시기에 맞춰 9월부터 본격적인 운에 들어가게 된다.

잘 나가던 마케터, 농사에 꽂히다

자신의 스마트팜을 갖게 된 오성일 씨는 사실 경기도 판교의 한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마케터다. 회사 생활은 즐거웠고, 손대는 일마다 매출이 올라 보람도 컸다. 잘 다니던 회사를 나온 건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마케터 경력을 살려 아버지의 카네이션을 판매하고, 형이 운하는 어린이 체험회사와 연결시키면서 농산업의 가능성을 직감했다. 그리고 사업을 제대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질 즈음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을 알게 됐다.

“20개월 동안 스마트팜에 대한 모든 것을 교육해 준다는 사업이었습니다. 제가 교육받은 JATC(전라북도농식품인력개발원)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과 협력해 이 사업의 커리큘럼을 만든 곳이기도 했습니다. 교육은 커리큘럼으로 짜인 것과 90% 이상의 일치를 보이며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론 교육은 정말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잘 짜인 커리큘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강의, 농사의 기초부터 스마트팜에 이르기까지. 이미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직종의 사람들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었던 만큼 이론교육은 농사의 기초부터 다뤄졌다.

“처음엔 의아했죠. 각자 다른 작물을 키울 테고, 스마트팜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하지만 현장실습에 참여하면서 ‘왜’라는 의문을 풀 수 있었습니다. 어떤 작물이건 농사의 기본은 동일하고, 그 과정이 어떠한 원리를 가졌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던 거죠.”

교육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국내 최고 권위의 교수들과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 스마트팜 농가의 농장주들, 같이 교육을 받은 교육생은 평생을 가지고 갈 자산이 됐다.

“피크니코를 만들면서 교수, 컨설턴트, 농장주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저만의 농장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뚜렷한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저만의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론, 실습 교육을 받는 동안 제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노트에는 농장에 대한 구상과 사업계획서 초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며 사업계획서는 수없이 수정됐지만 이루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했기에 현장실습을 마치자마자 빠르게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농장, 체험회사 연계로 시너지 효과 낸다

오성일 씨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한 6차 산업이다. 딸기 농사만으로는 1차 산업에 그치지만 제조, 가공 등 2차 산업과 체험 프로그램 등 3차 산업을 연계시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농업이 아니라 6차 산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팜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시간을 줄이고, 관리의 용이성을 확보하는 한편 작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남는 시간 동안 고객 서비스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아버지의 카네이션 농장과 형의 어린이 체험 회사, 저의

농장을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 농사, 직판매, 체험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고자 합니다.”

피크니코의 한가운데 선 오성일 씨는 흔들림 없는 눈빛과 목소리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이야기했다. 머지않아 그가 이룰 자신만의 ‘스마트팜’의 모습이다.



김수진 기자 sjk@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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