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 다음 타깃은 '홈베이킹'

임해정 기자 2020-03-31 13:37:20
[스마트에프엔=임해정 기자] 주부 성현희(38)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남매의 간식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준다. 최근 개학이 미뤄지면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었고 외식 등이 꺼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성씨가 가장 잘만드는 간식은 빵과 쿠키다.

그는 늦은 오후 아이들이 출출해지는 시간이면 냉동실에서 페스츄리 생지를 꺼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13분 타이머를 맞춘다. 조리가 진행되면서 집안에 빵냄새가 퍼질 때쯤 에어프라이어를 열어보면 어느새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갓 구운 페스츄리가 김을 모락모락 내며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순간 접시는 어느새 비워진다.

성씨는 “생지방과 믹스제품들은 오븐 없이도 프라이팬으로도 조리할 수 있다”며 “전문가의 손길이 간 빵이나 쿠키 맛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매년 가파르게 상승중인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올해 주목할 분야는 홈베이킹이다. CJ제일제당은 ‘2020 HMR Trend 전망’ 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은 ‘나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간식용으로 냉동 베이커리류의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홈 베이킹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고, 에어프라이어 연관어로 빵이나 식빵, 딸기잼 등 베이커리 관련 단어 노출 빈도도 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생지라는 단어는 빵 반죽을 의미하는데 보통 빵을 접하기 위해서는 주변 베이커리에 방문하여 조리가 완료 된 제품을 구매하는게 대부분인 반면 각 가정에서 급속 냉동 된 생지를 에어프라이어를 통해 조리하면 즉석에서 신선하고 따끈따끈하게 즐길 수 있다.

롯데제과는 냉동 베이커리 브랜드 ‘생생빵상회’를 선보이고 있다. 생생빵상회의 제품은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는 발효냉동생지 4종과 전자레인지로도 조리가 가능한 간식용 조리빵 3종 등 총 7종이다.

발효냉동생지 제품은 에어프라이어와 광파오븐에서 약 10분간 조리해 먹을 수 있고, 조리빵 3종은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 약 30초~2분가량 돌린 후 먹을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간편하게 조리해 즉석에서 따뜻한 빵을 먹을 수 있다는 특장점 때문에 출시 한 달만에 3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냉동 베이커리 ‘고메 베이크’를 출시했다. 고메 베이크는 확대되고 있는 냉동 베이커리 스낵 시장을 겨냥해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 조리로 집에서 갓 구운 빵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제품은 바삭한 페스츄리 속에 불고기와 각종 채소, 치즈로 속을 꽉 채운 ‘불고기 페스츄리 베이크’와 치킨과 치즈를 넣고 크림소스로 맛을 낸 ‘치킨 페스츄리 베이크’ 등 두 가지로 구성됐다.

또한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전용 반죽을 개발해 빵의 풍미, 결, 식감을 살렸고 고기의 육즙을 살려 전문 베이커리 수준의 맛 품질을 구현했다. 소비자가 별도로 반죽을 발효하거나 오븐에 구워야하는 번거로움도 해소했다. CJ제일제당은 고메 베이크 외에 빵 반죽 상태인 생지를 급속 냉동한 ‘고메 베이커리 생지’ 제품도 함께 출시해 냉동 베이커리 시장에서 지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삼양그룹은 유럽 1위 냉동베이커리 기업인 아리스타(Aryzta) 그룹과 손잡고 냉동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한다. 서브큐의 냉동베이커리 제품은 페이스트리 류에 RTB를 접목해 오븐에 굽기만 하면 간편하게 프리미엄 페이스트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RTB 페이스트리 제품은 조리 시간이 1시간 이내며, 균일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은 해동 후 1~2시간 이상의 발효 과정을 거치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 매장별 품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이 있었다.

신세계푸드는 그간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하던 호두파이, 호두 타르트, 치즈 케이크 등을 온라인 상품으로 전환했다. 원하는 곳에서 케이크를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전용 베이커리 제품으로 ‘베키아에누보’ 냉동 케이크 3종을 출시했다. 베키아에누보 냉동 케이크 3종은 ‘시그니쳐 치즈케이크’, ‘레어프로마쥬 케이크’, ‘구스타스토 리코타’로 구성됐다.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 된 제품은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의 인기 메뉴로 집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파티쉐들이 별도로 개발한 제품이다. 택배를 통해 배송되는 만큼 유통과정에서 케이크의 모양과 맛이 유지될 수 있도록 냉동으로 개발됐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던 베이커리에 온라인 편의성이 접목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치즈 케이크 3종을 온라인 상품으로 개발했고, 앞으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이마트는 홈 베이킹 믹스 PB 제품인 피코크 베이킹 믹스로 주부 등을 공략 중이다. 피코크 베이킹 믹스는 소프트 쿠키, 초코칩 쿠키, 브라우니 등 5종으로 구성됐다. 달걀이나 버터 등의 재료만 준비해 레시피대로 따라 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쿠키나 빵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임해정 기자 smartf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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