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시대 열렸지만…경영권 승계·지배구조 개편 어떻게?

상속세 및 보험업법 개정 가능성 등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이주영 기자 2020-10-26 10:02:08
이건희 회장(왼쪽 두번째)이 2011년7월7일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유치가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며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왼쪽 두번째)이 2011년7월7일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유치가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며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이주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 회장이 갑작스럽게 쓰러진 뒤부터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보다 분명한 책임경영에 방점을 찍게 된다. 그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와 넘어야 할 산이 남은 만큼,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정·재계를 비롯한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국정농단 재판 어떻게 흘러갈까

이재용 부회장에게 당면한 과제는 우선 경영권 승계와 국정농단 관련 재판, 상속세 부담 등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경영 불확실성도 극복해야 할 경영상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동행’이라는 기업 비전을 내세우며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국내외 마스크 제조 업체 및 진단키트 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 일자리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그는 100년 기업에 이르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웃,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업에서도 과감한 행보가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2015년부터 방산, 화학 등 전통적 효자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후 AI, 5G 통신, 바이오, 전자장비(전장) 부품 등을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언했다.

인수합병(M&A)에도 소홀하지 않은 그는 얼마 전 국내 M&A 역사상 최고 기록이던 8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해 미국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지분과 보험업법 개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인 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인 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에 쏠린 눈길은 특히 삼성생명과 국회에서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 여부에 쏠려 있다. 삼성 지배구조는 크게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삼성물산이 그 중심에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물산 2.90%,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등을 보유했으며, 지난 23일 기준 보유 주식 평가액은 18조2,2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일가가 낼 상속세는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승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삼성생명 지분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51%를 갖고 있고, 20.76% 지분을 가진 이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그룹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지배해 온 셈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2014년 삼성생명 지분 0.06%를 사들여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려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그대로 이어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따로 수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삼성생명 관련 보험업법 개정 여부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여당은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사실상 강제하는 소위 ‘삼성생명법’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현재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중 약 20조원 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주영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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