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1조원 합의안’ 무엇?…정의당 “1원도 못줘”

“매각 늦어진 건 한국 정부 책임” vs “이미 5조원 이상 벌었다”
정우성 기자 2020-11-23 14:23:13
(사진=정의당, 론스타)
(사진=정의당, 론스타)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외환은행을 매각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매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입힌 손실을 8억7000만 달러(약 9700억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우리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과와 금융당국의 하나금융그룹-외환은행 인수 승인 지연으로 최소 5억 달러(5조5604억원) 이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2011년 하나금융그룹에 매각됐다. 론스타는 5조원 이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 차익보다 더 큰 금액을 한국 정부가 배상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약 1조원에 합의하자는 이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가 검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국부를 유출해야 하는 론스타와의 협상 자체를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관료들이 론스타와 짜고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이와 같은 협상안을 미리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협상안의 검토와 수용 그 자체로, 문재인 정부도 금융모피아와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관료들이 헐값에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언급한 것이다.

배 의원은 “소송의 끝이 이제 반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협상안을 수용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고 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로 얻은 이익도 언급했다. 그는 “론스타는 이미 배당으로 1조7000억원, 지분판매로 1조2000억원, 매각 차익으로 약 2조2500억원을 챙겼다”면서 “2003년 이후 9년 동안 한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으며 이미 약 5조 1500억원의 국부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정부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중간자적 입장에서 협상이 아니라 당사자의 입장에서 100% 승소를 거두기 위한 방도를 찾는 것이며 모든 사태를 만든 책임을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료를 갖고 있는 당사자로서 소송종료에 앞서 먼저 살펴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론스타에 왜 특혜를 주었는지, 왜 먹튀를 용인했는지 그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1원의 추가 유출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론스타와의 협상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협상이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국민이 납득할 있는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배 의원은 “론스타가 법무부 접수라는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왜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서 이 제안을 한 것인지, 이 제안을 전달했다는 청와대 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는 왜 론스타의 로비창구로 역할을 한 것인지 그 이유를 밝혀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배진교 정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우성 기자 wsj@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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