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화 60년 일군 '정상영 KCC 명예회장' 별세…막 내린 범현대家 1세대

온라인뉴스 기자 2021-01-31 23:46:44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진=KCC)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진=KCC)
[스마트에프엔=조성호 기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이로써 영(永)자 항렬로 범 현대가(家)를 이끈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모두 막을 내렸다.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사무실로 출근하는 등 60여 년을 직접 경영 일선에서 몸담으며 힘써왔다.

특히 21살의 차이가 나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아버지처럼 따르면서 말투나 걸음걸이, 외모 등도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리기도 했다.

고인은 22살 때인 1958년 8월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을 창업하며 현 KCC의 첫 발을 내딛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 사업에 진출한 고인은 1989년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주)금감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주)를 출범한 후 2005년 (주)KCC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KCC는 건자재부터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고인은 2003년 국내 최초로 실리콘 원료를 독자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산업보국’ 정신을 기업 본질로 삼은 정 명예회장의 의지가 강했다. 이에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 건축 및 산업자재 기술의 국산화는 물론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실리콘 기술의 경우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일곱 번째 국가로 기술 보유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면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도 성공했다. 특히 반도체를 메인보드에 붙이는 데 사용되는 접착제를 개발하고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평소 임직원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한 그는 인재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동국대와 울산대 등에 수백억원의 사재를 쾌척하는 등 국가에 필요한 인재 확보에 힘을 보탰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러진다. KCC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이 있다.



조성호 기자 chosh750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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