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빨간불’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산업재해청문회’ 닷새 앞두고 유족에게 사과

김진환 기자 2021-02-18 11:28:34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0월 30일 포스코 서울센터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0월 30일 포스코 서울센터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김진환 기자] 최근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포스코가 공식 사과를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 사고현장을 방문해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유족들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지난 8일 포항제철소에선 설비기계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이날 현장에서 최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유가족분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바탕으로 유가족분들이 요구하시는 추가 내용들이 있을 경우 이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언급하며최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는데 사람 한명 한명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포스코는 이전부터 안전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선언, 안전 설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최근 사건들이 보여주듯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절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르면 원청 경영자는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해서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최 회장은 회장으로서 안전경영을 실현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안전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안전 책임 담당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해 안전이 가장 최우선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지난해 위험개소 작업자들에게 1300여 대 지급했던 스마트워치를 1400여 대 추가 배포키로 했다.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무자의 넘어짐, 심박이상, 추락 등 신체 이상이 실시간 감지되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도 철소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CCTV 및 과속단속카메라 130여 대를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지난 16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앞줄 왼쪽)이 최근 협력업체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북 포항제철소 원료부두 현장을 찾아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 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지난 16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앞줄 왼쪽)이 최근 협력업체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북 포항제철소 원료부두 현장을 찾아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 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한편 이번 최 회장의 사과를 놓고 유가족 및 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기업’으로 지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오는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앞둔 상황이다. 불과 청문회 닷새를 앞두고 현장을 찾아 사과를 했다는 것은 요식행위로 비춰진다.

노동부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에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19명이다. 이중 하청 노동자는 14명이고, 원청 노동자는 5명이다. 청문회 여론에 따라 최 회장의 연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포스코는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 회장의 연임안을 상정한다. 이미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직접 포스코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문한 바 있다.



김진환 기자 gbat@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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