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정신 차린 산업재해 CEO들…첫 청문회서 연신 ‘사죄’ 망신살

온라인뉴스 기자 2021-02-22 19:02:25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관련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앞줄왼쪽 두번째),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앞줄왼쪽 네번째),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앞줄왼쪽 여섯번째),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뒷줄왼쪽),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뒷줄왼쪽 세번째부터),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관련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앞줄왼쪽 두번째),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앞줄왼쪽 네번째),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앞줄왼쪽 여섯번째),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뒷줄왼쪽),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뒷줄왼쪽 세번째부터),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조성호 기자] 국회가 최근 기업 내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상 첫 ‘산재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불려나온 각 기업 대표들은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하고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9개 기업 대표들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등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최정우 회장의 경우 허리 지병을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청문회장에 출석했다.

이 때문에 첫 질의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회장님, 허리는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을 정도로 청문회 초반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최 회장에게 집중됐다.

김 의원은 최 회장에게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냐”며 노동자 산재 관련해 질의를 이어갔다.

같은 당 임의자 의원도 “국회 청문회에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불참한다고 얘기해 어이가 없었다”며 “사람은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인데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지속 늘어나는 것에 대해 느끼는 바가 없냐”며 지적했다.

이에 최 회장은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며 “안전을 최우선 경영에 반영해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사죄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한 대표가 “사고가 작업자 행동에 의해 많이 발생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말한다”며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으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사장은 “작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던 것이 아니다”며 “질의 과정에서 말솜씨가 없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불안전한 작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업 표준을 바꾸겠다”며 “비정형화돼 있는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인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를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는 계속됐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고 장덕준씨의 유족이 산재를 인정받는 과정에서 쿠팡이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이었던 것과 관련해 “쿠팡이 산재를 당한 노동자를 적극 지원한다는 설명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통역사의 도움을 받은 네이든 대표는 “고인과 유족분들게 깊은 사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이 있다. 고인의 부모님께서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에 인한 사고와 사고로 인한 사고 간 원인 규명에 있어 어려움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료전문가의 조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전달하고 전문가의 결론을 낸 뒤 조치를 취하기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파주사업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총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LG디스플레이 정호영 대표에게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임의자 의원이 “LG디스플레이가 돈이 안 되거나 또는 위험하거나 하는 부분을 무조건 하청으로 외주화하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 대표는 “중대 위험물질 작업과 관련해 직접 위험관리를 직접 수행하는 내재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사업장에서 작업하다가 근로자들이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자초지종을 떠나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당시 작업범위가 위험물질이 흐르는 배관해체 작업을 포함하고 있었는지 조사해 봐야 한다”며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호 기자 chosh750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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