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바이든 만나 美에 39조원 투자…반도체 등 4대 핵심 분야

최태원 회장·바이든 대통령, 화상면담 통해 대미 투자 논의
바이든 “역사적인 투자라고 규정할 만큼 기대가 크다”
SK, 총 3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구체화
신종모 기자 2022-07-27 11:28:04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등 2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SK그룹도 대미 신규 투자에 나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지 시간 26일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향후 대미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회장이 이날 22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를 포함해 300억달러에 가까운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향후 경제협력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SK의 대미 투자가 미 핵심 산업 인프라와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최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간 면담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등 SK 측 인사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리 자이디 백악관 환경 어드바이저 등 미국 측 인사가 함께 배석했다.

최 회장은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 같은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면서 “더불어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오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역사적인 투자라고 규정할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의 투자에 발표에 수차례 ‘땡큐’를 외치며 고마움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점을 매우 아쉬워하며 “이번 SK그룹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신규 투자…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 집중

SK그룹이 단행하기로 한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달러 투자까지 감안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300억달러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150억달러는 미국의 대학교를 선정해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서부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달러,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50억달러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SK㈜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지주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SK팜테코를 설립했다. SK팜테코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에 3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한 SK㈜와 SK이노베이션이 SMR 기업과의 사업협력을 통해 글로벌 탄소 감축을 위한 실행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지난 5월 17일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탄소 감축을 향한 SK의 오랜 의지와 검토가 글로벌 선도 기업인 테라파워와의 다양한 사업협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이번 반도체 R&D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SK그룹이 전기차 및 그린에너지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할 경우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과 국내 기업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업계는 SK그룹이 대규모 대미 투자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미 행정부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은 한미 양국의 대표적 ‘윈-윈(Win-Win) 경제모델’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계획한 전체 투자규모 247조원 가운데 179조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투자규모의 70%가 넘는 금액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생산기반과 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과 R&D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 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 투자 역시 흔들림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최근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장 증설 보류는 세계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