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에 한줄기 희망?…시중은행 주담대 하락세

생애 첫 집 매수자 16만661명으로 역대 최소치
코픽스, 전달 대비 0.05포인트 내린 4.29%
홍지수 기자 2023-01-25 16:58:23
[스마트에프엔=홍지수 기자] 최근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택 가격 급등기인 2020년 이후 자가를 장만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과 ‘빚투족(빚내서 투자)’의 숨통이 트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료=법원등기정보광장, 그래픽=홍지수 기자

25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로 인해 지난해 수도권에서 생애 첫 집 매수자가 16만661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장기화하는 주택시장 침체 국면에서 집값 하락에 따른 '영끌' 집주인들로서는 보증금 재산정과 차액 반환을 두고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특히 이른바 ‘영끌족’인 경우 역전세(2년 전 직전 계약 때보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현상)로 인해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을 상환하기가 쉽지 않고 금리마저 크게 올라 세입자에게 돌려줄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아직 집을 장만하지 않은 이들은 치솟는 대출 이자와 추락하는 집값 사이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영끌족 중 이자를 줄이기 위해 본인은 빌라에서 월세로 살고 소유한 집을 전세로 내놓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심 지역의 임대차 매물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홍지수 기자

한편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단행했던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밝힌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전달 대비 0.05포인트 내린 4.29%였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11개월 만의 하락세다.

더불어 최근 은행권이 대출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면서 대출금리도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6~7.02%로 나타났다. 3주 전인 3일 연 5.25~8.12%과 비교해 상단이 1.1%p, 하단이 0.69%p 하락했다.

현재 4대 시중은행 중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는 곳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지만 곧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6일부터 신규 코픽스 기준 최대 1.05%p, 신잔액 코픽스 기준 최대 0.75%p 하향 조정한다. 이에 다음날부터 4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에 6%대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어 대출이자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 요청에다 기존 채권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은행 등에서는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홍지수 기자 jjsu7@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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