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도체법 시행…美·中 등과 반도체 패권 놓고 경쟁 불가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 피해 ‘미미’…장기적으로 경쟁 치열
신종모 기자 2023-04-19 17:23:26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EU는 미국, 중국 등과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U 반도체법은 오는 2030년까지 민간과 공공에서 총 430억유로(약 62조원)을 투입해 EU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U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3대 소비시장이다. 다만 EU는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의 주요 업체들은 대만의 TSMC와 UMC 등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는 유럽 기업의 경쟁력이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 사진=삼성전자


아직 최종 확정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EU가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적극 나선다면 향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은 더 심화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유럽에 팹을 짓는 회사에 우선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회사에 대한 유치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TSMC는 독일 드레스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지난해 3월 유럽 전역에 800억유로(약 116조 17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오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유럽 내 생산시설 구축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는 유럽 내 설비 투자 과정에서 비용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투자 계획 발표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반도체공장과 관련한 보증금 문제가 발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 반도체 법안과 관련해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EU 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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