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입성한 신라면세점, 롯데 꺾고 판도 뒤집을까?

홍선혜 기자 2023-05-03 10:51:38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낙찰로 인해 면세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의 뒤를 이어 만년 2위를 달리던 신라면세점이 향후 10년간 운영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반면 공항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롯데면세점은 22년 만인 오는 7월 인천공항에서 방을 빼게 된다. 엔데믹 후 조금씩 관광객 수요가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향후 10년간 면세업계의 판로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호텔신라는 면세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구역인 인천공항 DF1·2 구역 중 DF1 사업권을 따냈다. 앞서 DF1·2 구역은 주류·담배를 비롯한 향수·화장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의 수요가 가장 높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이어서 27일에는 패션·액세서리·부티크를 판매하는 DF3·4구역과 부티크만 취급하는 DF5구역 사업자가 발표됐다. 기업당 최대 2개까지만 낙찰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신라면세점은 DF3 구역에 선정됐다. 

사업권을 얻지 못한 롯데면세점은 오는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철수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허브 공항으로서 세계 1위에 올랐던 만큼 이번 일은 파동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과 2위인 신라면세점의 매출 차이는 지난해 기준 약 7000억원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 매출은 2조 8000억원을 기록했고 현재 엔데믹 후 인천공항 국제여객은 점차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짧지 않은 기간인 10년 동안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수혜를 본다면 판도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다만 중국 단체관광이 회복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의 면세점사업의 완전 회복을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업계에서는 엔데믹에 접어들고 운항 노선 수가 증가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인천공항 국제여객은 1143만 명으로 전년 대비 952.6% 증가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에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은 지난 3월 기준 31만 4699명이다. 이는 26만 2143명을 기록했던 코로나 이전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며 지난달과 비교 시 10만명 이상 성장한 수치다. 매출은 1조 257억원으로 15% 늘어났다. 최근에는 일 평균 여행객이 코로나19 이전의 65% 수준을 회복한 13만명으로 집계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 2019년 대비 상당 수준으로 회복한 상황이며, 필리핀,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대해 비자 규제가 완화되면 향후 더욱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인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허브공항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로서 인천공항과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며 세계 최대 수준의 공항면세점의 위상을 이어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신라의 면세 사업인 TR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6085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25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