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 동결 '무더위에 국민 부담 우려'...추가 인상 요인 여전

한전 누적 적자 해소 위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
박재훈 기자 2023-06-21 09:51:21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인상된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여름 철 앞두고 전력사용량이 많아져 국민 부담을 고려한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들어간 결정인데, 45조원대의 한국전력 누적적자 탓에 추가 인상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전기요금)을 현행과 같은 1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양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매 분기 시작 전달 21일까지 정해지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이미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연료비조정단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은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인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로 확정됐다.

미세 조정 성격의 연료비조정단가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고시와 한전 전기공급약관의 운영지침에 따라 한전이 산업부에 인상 요인을 제출후 정부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고 공표한다.

전력량요금과 다른 요금 인상은 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전의 전기공급 기본약관 수정이 필요해 한전 이사회, 산업부 전기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정식으로 거쳐야 한다. 이번에는 별도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분기가 시작되는 전달 21일까지 결정돼야 하는 연료비조정요금과 달리 나머지 요금은 조정가능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통상 연료비조정요금에 맞춰 조정이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력량 요금 등의 인상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것은 '3분기 전기요금 동결'로 받아들여진다.

전력업계 관계자는"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그간 정부와 한전이 연료비조정단가를 계산하는 분기 말에 맞춰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전체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것이 관례여서 3분기 중 추가로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3분기의 전기요금 동결은 예상된 사안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2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올렸다. 전력 사용이 급증하게 되는 여름을 앞두고 바로 요금을 올리게 될 경우 국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전기요금 동결이 예상됐었다.

작년부터 전기요금은 총 5번에 걸쳐 kWh당 총 40.4원 올라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앞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서울본부. /사진=연합뉴스

국제 에너지가 상승분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지만, 전기요금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인상되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여 한전의 적자와 역마진이 축소되는 추세라는 점도 정부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한전의 역마진 해소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45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책정했으나, 지난 1분기와 2분기의 합산 누적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다.

2분기 전기요금인상은 한 달 이상 연기된 상태로 결정됐다. 인상된 전기요금이 국민 부담에 따라 3분기에 바로 인상이 어려운 점과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의 딜레마는 남은 기간 한전과 정부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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