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엑스포 유치경쟁...부산·리야드·로마 각기각색 3파전

박재훈 기자 2023-06-21 13:20:03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2030세계박람회(엑스포)개최를 위해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3개국이 20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총회에서 각국의 강점을 내세워 개최의지를 내비췄다.

총회에서는 사우디 리야드, 한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순으로 30분씩 영어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PT에는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과 더불어 1국 1표를 행사할 179개국 회원국 대사들에게도 유명한 배우, 가수등 유명 인사들을 동원해 경쟁에 나섰다.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 순서인 한국의 마지막 연사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범국민적인 유치 열망과 하계 및 동계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를 치은 경험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엑스포를 만들겠다"말하며 유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가 '인류가 당면한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이면서 '세계 천년들이 인류공동체로서 함께 협력하는 것을 배우는 가치 플랫폼'이 될 것이라 말해 엑스포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문화 엑스포를 구현해 모든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대접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PT에는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가수 싸이가 무대에 올라 한국의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탰다. 싸이는 연설 도중 자신을 못 알아볼까 봐 선글라스를 쓰고 '강남 스타일'의 안무인 말춤을 보여줘 객석에 웃음을 안겼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영상 메시지로 힘을 보탰다. 조수미는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염원을 강조하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PT의 시작과 끝을 맡으며 한류 문화의 힘을 과시했다.

박람회장 콘셉트와 디자인 등을 총괄한 진양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누마 이수인 대표 등도 연사로 참가해 부산엑스포의 추구하는 바와 화합 정신을 강조했다.

2030 세계박람회 리야드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한 파이샬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외교장관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PT에서 첫 주자로 나선 사우디는 외교부, 투자부 장관 등 엑스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고위 공무원들을 내세워 '오일 파워'의 인프라를 강조하면서 친환경 엑스포 구현을 약속했다. 

사우디는 2030리야드 엑스포를 탄소 중립을 넘어서 '탄소 네거티브'로 만들겠다 밝혔다. 태양에너지로 전시관등을 운영,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서 재활용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권 측면에서 국제사회에게 부정적 시선을 받아온 사우디는 장애인 이동성 보장, 국제 최고 수준의 노동권 담보 등 '평등, 포용,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핵심 정신으로 제시했다.

사우디의 연사에는 이븐 사우드 사우디 초대 국왕의 증손녀이자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미 대사인 리마 빈트반다르 알 사우드 공주가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심각한 성차별로 여성 인권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시선이 있는 사우디는 이날 무대에 리야드 시 왕립위원회에서 조경과 창작예술 등을 담당하는 여성 국장 2명을 앞세웠고 연사의 성비는 3대3을 맞췄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의 모습이 사우디 프레젠테이션(PT) 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찍이 파리를 방문해 한국, 이탈리아 정상들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대통령을 먼저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PT에 직접 나서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등장해 존재감을 나타냈다.

PT에 마지막 무대에 오른 이탈리아의 주 연사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였다. 멜로니 총리는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어로 PT를 진행하면서 "찬란한 역사와 혁신적인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로마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한다"며 객석에 의지를 보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부산과 리야드에 비해 뒤늦게 참가를 표명한 것을 의식한 듯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 모두는 로마의 2030 엑스포 유치를 바란다"며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도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엑스포를 약속했다. 엑스포 전시관마다 청정에너지 생산 시설을 마련하고, 그 에너지로 건물 운영을 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태양발전소로 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6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박람회 이후에도 엑스포에 참여한 국가의 요청이 있다면 전시관을 연구·기술센터 등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밝혔다.

이탈리아는 10살의 소녀와 이탈리아 사상 최초 여성 우주인등의 특색 있는 연사를 내세웠으나 가장 객석의 눈길을 끈 것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인 배우 러셀 크로였다.

영상 메세지로 얼굴을 비춘 러셀 크로는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 인연으로 '로마 명예 대사'로 위촉됐다. 러셀 크로는 영상에서 "로마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수도"로 :항상 모든 인류에게 손을 내밀어준 도시"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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