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효과' LG전자, 2분기 연속 최대 실적 이끈 리더십

구광모 회장, 과감한 결단력…그룹 시가총액 3배 증가
조주완 사장, 취임 이후부터 ‘리인벤트’ 강조
LG전자,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
신종모 기자 2023-07-17 13:05:5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지난달 29일 임기 5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줄곧 ‘실용주의’ 경영을 강조하며 그동안 부진했던 모바일 사업, 태양광 패널 등 비핵심·부진 사업을 과감히 퇴출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그 결과 그룹 시가총액을 3배로 늘리는 등 안정적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LG그룹에 따르면 LG그룹 매출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6월 29일 기준 88조 1000억원(우선주·LX그룹 제외)에서 지난달 12일 257조 5000억원으로 약 3배로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20일 LG 임직원들에게 영상 신년 인사가 담긴 이메일을 전달했다. /사진=LG그룹


구 회장은 그동안 고객 가치 실현과 주력 성장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했다. 

구 회장 지난 5월 31일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지금 씨를 뿌리지 않으면 3년, 5년 후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6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고객기반, 미래 기술, 인재와 같이 사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변함없이 지속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더욱 단단히 만들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철저히 ‘미래 고객 가치’에 지향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 회장이 주력하는 전장 사업은 지난 2013년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옛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해 왔다. 당시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던 카(Car)사업부, 전기차용 동력계 부품을 개발하던 EC(Energy Components)사업부와 그해 인수한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하나의 사업본부로 통합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의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위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며 지난해 매출 8조 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의 누적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대를 기록했으며 지속 확대 중이다.

앞으로 LG전자 전장 사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핵심사업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과 로봇 등을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106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즉 ‘ABC’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구 회장은 LG그룹의 근간이 되는 LG전자에도 힘을 주고 있다. 구 회장은 LG전자가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광모 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LG전자, 2분기 연속 삼성전자에 앞서 

LG전자가 올해 2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압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LG전자는 이 틈을 타 2분기 연속 영업이익에서 앞섰다. 

LG전자의 이번 호실적은 단기간에 이어진 것이 아닌 수년간 준비한 체질 개선의 변화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기반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체질 개선 승부수가 그대로 담겨 있다. 

17일 각사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 8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95.74% 감소했다. 

LG전자의 실적 개선은 전사 워룸(War Room) Task 등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과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은 사업의 질적 성장 가속화에 힘입어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증가했다. 매출은 사업 구조적 측면에서 전장 사업 등 B2B 비중을 확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회복 지연 및 시장 내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라 의미가 크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년 연속 4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3년 연속 2조원을 웃돌았다. 

생활가전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이 견조한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기업간거래(B2B) 공조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성장도 이어졌다. TV 사업은 글로벌 수요 침체 지속에도 웹OS(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했다. 이외에도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애플 에어플레이를 탑재한 호텔 TV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공간으로의 고객경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전장 사업은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램프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는 지난 2013년 전장 사업 진출 이후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했다.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가전과 전장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으나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국한된 매출구조가 발목을 잡아 최악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찾아 공간별 최적 솔루션 등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B2B 사업의 중장기 전략과 현안을 챙기고 있다. /사진=LG전자


조주완 사장, ‘리인벤트’ 통해 체질 개선 나서 

조주완 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취임 이후 ‘리인벤트(REINVENT)’를 강조하며 변화를 꾀했다. 

조 사장은 임기 500여일이 지났지만 리인벤트 기조는 여전하다. 경험 영역에서의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조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트렌드와 사업환경의 변화에서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이날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를 향해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해 오는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조 사장은 “오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을 달성하겠다”면서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객 접점과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3대 축으로 무형(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중점 추진한다. 오는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 축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전자는 앞으로도 높은 잠재력이 예상되는 신사업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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