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vs SM, HMM 인수전 불 붙나…‘몸값·미상환 영구채’ 관건

하림그룹, HMM 인수 의사 밝혀…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 구성
HMM 인수 통해 국내 최대 해운회사 성장 전략
신종모 기자 2023-07-25 14:29:5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하림그룹과 SM그룹이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SM그룹 이외에 HMM 인수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기업이 없었으나 최근 하림그룹이 인수전 참여하면서 2파전 양상이 전개됐다. 

하림·SM그룹 CI. /사진=하림·SM그룹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최근 중견 사모펀드(PE)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HMM 투자설명서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에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했다. 하림그룹은 인수 당시에도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하림그룹의 이번 HMM 인수 시도는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림그룹은 벌크선 중심인 팬오션과 컨테이너선 주력인 HMM을 통합해 국내 최대 해운회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애초 하림그룹은 그룹 주력 사업인 사료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팬오션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가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예상외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팬오션 인수 당시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7896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을 이끌었다. 자본총계도 2배가량 증가시켰다.

업계는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가 SK그룹의 SK하이닉스 인수합병(M&A) 이후 최대 기업 인수로 평가했다. 

사진=HMM

'비싼 몸값·미상환 영구채' 인수 판가름

문제는 HMM의 비싼 몸값이다. HMM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1시 40분 기준으로 7조 9273억원이며 지분 40.65%는 3조 2224억원이다. 

HMM의 몸값은 3조원대의 매각 대상 지분 등을 포함하면 최소 7조원에서 최대 10조원 수준이다. 아울러 HMM의 미상환 영구채도 2조 68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17조원이 넘는 하림그룹이지만 HMM 인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하림그룹은 이를 위해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HMM 인수와 관련해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SM그룹은 하림그룹 HMM 인수 참전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SM그룹은 영구채의 처리 방향은 정해졌으나 인수가격이 정해지지 않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M그룹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며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오현 회장은 이어 “다른 인수 후보군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HMM 매각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HMM 인수에 따른 이익을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HMM 인수를 놓고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글로비스와 LX그룹, CJ대한통운 등이 거론됐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인수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그 외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