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익래'는 친형이었다

김익래 친형 김모씨, 다우데이타 폭락 전 150억원어치 매도
2019년 상반기까지 다우데이타 '특수관계인' 명단에 올라

권오철 기자 2023-08-02 20:54:36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터 주식을 대량매도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친형 김모(74)씨도 폭락 이전 150억원 규모의 다우데이터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가 폭락일 전에 특정 종목을 대량매도한 다수의 거래자가 있다고 밝혔는데 그들 중 한 명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2일 키움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친형 김씨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15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김씨는 현재 다우데이터 주주 명단에서 특수관계인에 포함돼 있진 않다. 그는 2019년 상반기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35만주(지분율 0.91%)를 보유하며 특수관계인 명단에 포함됐으나, 이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부동산 투자업체가 다우키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씨의 주가 폭락 전 매도는 사실"이라면서도 "김 전 회장의 매도와는 시점의 차이가 있어서 동일한 정보를 통한 매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내부정보 활용 의혹과 관련해선 "김 전 회장도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면서 "내부정보가 뭔가? 도대체 뭐가 있어야 주가 폭락을 알 수 있나? 그럴 만한 정보나 정황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소재 키움증권 본사 2층에서 최근 발생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권오철 기자 

앞서 김 전 회장도 지난 4월20일 시간외거래인 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를 605억원에 매도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4월24일 다우데이터 주가는 폭락했다. 논란이 일자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4일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지분 매각 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키움증권의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5월25일 증권사 현장 검사를 통해 "A증권사 임원뿐 아니라 그의 특수관계인 B 및 다수의 거액 매도자가 주가급락일 이전에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대량매도 행위에 대해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등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금감원이 지목한 A증권사가 키움증권, 해당 임원이 김 전 회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2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는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증권가와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면서 키움증권 전략경영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고, 이때 내부정보 등을 이용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또 JTBC는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미 한참 전부터 라덕연 일당의 다우데이타 주가조작을 알고 있던 단서를 잡았다'고 보도해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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