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 하림·SM·동원·LX·글로벌세아 5파전…시세 차익 vs 기업 가치

SM·하림·동원 ‘적극’…LX·글로벌세아 ‘관망’
공개경쟁 입찰 유력…7조원~10조원대 형성
몸값·미상환 영구채 변수 작용
신종모 기자 2023-08-08 10:40:1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올해 최대 인수합병(M&A)으로 손꼽히는 HMM 인수를 놓고 SM그룹과 하림그룹. 동원그룹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외에도 LX그룹과 글로벌세아 등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대 5파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연내 HMM 매각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만큼 인수에 참전한 기업들 중에 한 곳이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HMM의 풍부한 유동성만 보고 인수에 도전한 기업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HMM 내부에서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인수 참여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HMM Hamburg(함부르크)’호 전경. /사진=HMM


8일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 간 회사는 SM그룹,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 글로벌세아 등 5곳이다. 

그동안 SM그룹 이외에 HMM 인수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기업이 없었으나 지난달 말부터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 글로벌세아 등이 합세하면서 5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들 후보는 HMM의 기업 가치와 물류·해운 사업에 시너지를 얻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HMM 인수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SM그룹이다. SM그룹은 지난 2021년 HMM 지분 취득을 공시한 이후 지난해 6월까지 HMM 지분을 기존 5.52%에서 6.56%까지 늘리는 등 인수를 준비해 왔다. 현재 SM그룹은 HMM 3대 주주로 인수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앞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HMM 인수와 관련해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며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물류·해운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얻기보다는 시세 차익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하림그룹은 지난달 중견 사모펀드(PE)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번 HMM 인수 시도는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에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했다. 하림그룹은 인수 당시에도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인수에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팬오션 인수 당시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7896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을 이끌었다. 자본총계도 2배가량 끌어올렸다. 

동원그룹도 삼정KPMG를 인수자문사로 낙점하며 HMM 인수에 참전했다. 동원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망(동원로엑스)과 항만(동원동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HMM 인수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X그룹과 글로벌세아는 투자설명서를 수령했으나 이후 별다른 움직임 없이 관망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X그룹은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과 물류 대행사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어 HMM 인수시 육상물류 사업과 창고 사업에 해운업을 통합한 종합 물류회사로 거듭할 수 있다. 

글로벌세아는 최근 적극적인 M&A를 진행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DB산업은행 전경. /사진=권오철 기자 


HMM 인수…문제는 ‘돈’

앞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삼성증권(매각자문), 삼일PwC(회계자문), 법무법인 광장(법무자문) 등과 함께 지난 4월부터 HMM 기업 실사와 잠재 매수자 물색,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 컨설팅작업을 진행해 왔다.

HMM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1억 119만9297주)와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19.96%(9759만 859주) 등 40.65%(1억 9879만156주)다. 

HMM이 지난 2018년~2020년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를 상대로 전환사채(CB)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구주는 각각 1억119만주(20.69%)와 9759만주(19.96%)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조8600억원가량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각각 1조8400억원, 8400억원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HMM의 몸값은 최소 7조원에서 최대 10조원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더라고 HMM의 미상환 영구채 처리 문제가 남아 있어 경쟁 도중 이탈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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