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76)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1세대 항공사 ④

2023-09-06 06:44:02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2012년 4월23일 마감된 티웨이항공 매각 2차 예비입찰에는 총 4개사가 참가했다. 이날 예금보험공사는 "1차 입찰에 참가했던 1개 투자자와 3개의 신규투자자가 입찰제안서를 냈다"고 공개했다. 입찰제안서를 낸 신규투자자 중에는 관광레저업체 라미드그룹(옛 썬앤문)이 포함됐다. 라미드그룹은 "호텔업에 주력하다보니 기업성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며 "이런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티웨이항공 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분야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2차 매각은 다시 유찰됐다. 예금보험공사는 티웨이항공 재매각을 위한 최종입찰 결과 1개사만이 입찰에 참여해 유찰키로 했다고 밝혔다. 2012년 3월 1차입찰에선 입찰가격이 낮아 유찰됐고, 2012년 5월 2차입찰은 1개 투자자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공개매각이 2차례 무산된 후 수의계약이 추진됐지만 2012년 10월 이마저 실패하면서 3번째 공개입찰에 부쳐졌다. 수의계약을 추진했던 에어아시아와 청주공항관리㈜ 컨소시엄이 재무실사까지 마친 후 인수를 포기한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진행된 티웨이항공 3차 인수전에는 예림당과 청주공항관리컨소시엄이 뛰어들어 2파전 양상을 보였다. 청주공항관리컨소시엄에는 당초 참여가 유력했던 에어아시아가 빠졌다. 에어아시아는 국내 항공법상 외국기업의 항공사 지분율을 49%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데다 외국회사가 국가 핵심기간산업에 직접진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워낙 높아 막판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주공항관리컨소시엄은 컨소시엄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에어아시아는 빠진 채 청주공항관리㈜ 단독 추진 형태를 띠었다. 청주공항관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을 하기로 방침을 바꾼 데에는 티웨이항공 인수 예상가격이 당초 200억원대에서 100억원대 이하로 떨어진 이유가 컸다. 청주공항관리㈜는 국내공항 민영화 1호인 청주공항의 운영권을 가진 회사였다.

티웨이항공 3차 인수전에 나선 또 하나의 강력한 후보자였던 예림당은 자사가 지분을 투자한 포켓게임즈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가격협상을 벌였다. 인수가격으로 50억원대 미만을 제시하고, 예금보험공사는 50억~100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벼랑끝까지 몰린 티웨이항공 매각작업은 2012년 12월18일 마무리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토마토저축은행이 대출담보권을 실행해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주식을 예림당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림당컨소시엄은 티웨이항공 보통주 3030만주(73.15%)를 70억원(1주당 약 231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예림당컨소시엄에는 예림당과 포켓게임즈가 참여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아인스월드라는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던 포켓게임즈의 대주주는 예림당이었다.

이로써 도서출판업이 주력인 예림당이 K-LCC 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인수를 통해 신규사업 일환으로 항공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림당은 "기존항공사들이 유가와 환율 등 외부변수에 휘청거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K-LCC는 업황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국내에서는 시행착오 단계를 넘어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추세라는 점이 신규사업으로서 매력이 있다"며 인수이유를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2012년 12월 당시 보유항공기 5대로 김포~제주 노선을 비롯해서 국제선은 김포~대만 쑹산 노선과 인천~후쿠오카, 인천~방콕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다. 2011년 토마토저축은행 영업정지이후 마음고생이 심했던 티웨이항공 직원들은 해를 넘기기 전에 매각결정이 내려지자 크게 안도했다.

예림당은 2012년 12월20일 티웨이항공 주식 2165만6244주(52.24%)를 5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에 대한 예림당의 지분비율은 61.90%가 됐다. 또한 포켓게임즈도 2012년 12월18일 티웨이항공 주식 866만2498주(20.90%)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20억원이었다.

예림당은 또 2013년 1월31일 티웨이항공 지분 52.24%를 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사를 통해 20억원을 깎아 30억원으로 조정했다고 정정공시했다. 인수 주식수도 1819만1245주(53.54%)를 인수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포켓게임즈의 인수가액은 20억원에서 변동되지 않아 결국 예림당은 현재의 티웨이항공을 단돈 50억원에 인수한 셈이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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