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수호' 死因 논란…관리부실로 인한 열사병?

권오철 기자 2023-09-12 20:07:09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서울대공원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시베리아호랑이 '수호'의 사인이 심장질환 및 열사병으로 밝혀지면서 서울시민들의 분노가 솟구치고 있다. 서울대공원 측의 관리부실에 의한 죽음이 아니냐는 지적에 다수 의견이 쏠리면서다. 

서울대공원은 11일 수호의 폐사와 관련해 국내 수의과대학에 의뢰한 조직병리학적 검사 결과를 밝혔다.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은 ▲심근 섬유증 ▲폐·간·신장의 충혈 및 출혈 ▲소장 점막 섬유증 및 염증 등 3가지다. 

서울대공원 측은 "종합소견에 따르면, 수호의 폐사 원인은 심장질환(심근 섬유증)과 이로 인한 무기력 상태에서 고온 노출에 따른 열사병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심장질환으로 인한 열사병"이란 설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수 서울시민들은 이를 수긍하기보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댓글을 통해 "열사병으로 인한 심장질환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수호에게서 발견된 심근·간·장 등의 손상은 열사병의 주요 증상이란 이유에서다. 또한 평소 수호에게 심장질환 등 지병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수호'의 생전 모습. 유튜브 '신비주의' 캡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순수혈통 시베리아호랑이 수호는 지난달 6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방사장 인공암벽 앞에서 약 7시간 동안 꿈쩍도 하지 않다가, 사육사가 호랑이들을 내실로 입사시키는 과정에서 이상 상태로 발견됐다. 오후 4시부터 물을 뿌리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30분 후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수호가 있던 자리에 오후 2시까지 그늘이 진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관람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오전까지만 그늘이 있었고 이후로는 땡볕 아래였다고 한다. 수호의 큰 몸을 가리기엔 그늘이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서울대공원 측은 시원한 물이 계속 공급되는 음수대와 풀장이 있고, 내실에는 360도 회전하는 선풍기가 상시 가동 중이라고 시설을 소개했으나, 당시 풀장의 수위는 발목이 겨우 잠기는 수준이었으며 내실로 들어가는 문은 닫혀 있었다고 관람객들은 입을 모은다.  

이 같은 환경조건에서 서울대공원 사육사들의 수호 관리는 어땠을까? 서울대공원 측은 "호랑이 방사 직후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순찰을 돌며 호랑이들의 상태를 살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서울시민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난리인데 어떻게 시베리아호랑이를 7시간 동안 방치해 놓을 수 있나"라며 "사육사들의 관리소홀, 직무유기, 나태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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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씨
    권씨 2023-09-13 21:12:02
    우리 수호 너무 아까워서 어째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