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출시일 연기된 엔씨소프트 'TL'...왜?

5월 베타테스트서 '정적인 전투·지루한 성장' 등 안좋은 피드백 원인
이용자 피드백 개선해 '자동 사냥' 삭제..."더욱 담금질, 오는 12월 출시 예정"
황성완 기자 2023-10-04 10:07:34
올 하반기 초에 출시 예정이던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출시일이 12월로 또 다시 연기됐다. 지난 5월 TL은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이용자 반응을 살폈는데, '정적인 전투'와 '지루한 성장'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TL의 '자동 사냥' 시스템을 삭제하는 등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출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12월 TL 공개...'글로벌 게임사' 타이틀 잇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TL을 오는 12월 공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해외 매출 비중 증가, 2022년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44% 성장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출시 11년차를 맞은 '길드워2'가 있다.

길드워2는 엔씨(NC)의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ArenaNet)이 개발한 MMORPG다. 2012년 출시 후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넘었으며 총 200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바 있다. 길드워2의 꾸준한 성장 배경으로는 끊임없는 콘텐츠 업데이트가 꼽힌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실시한 'TL' 베타 테스트 버전

이러한 글로벌 지적재산권(IP)의 바통은 TL이 이어받을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그 어느 때보다 이용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이용자 피드백이 반영된 TL의 프로듀서의 편지를 공개했다. TL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안종옥 PD는 게임 개선 방향성을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 5월 국내 베타 테스트에서 확인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다. 핵심 과제는 '정적인 전투'와 '지루한 성장'의 개선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공개한 'TL 프로듀서의 편지'.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개선 요청을 받았던 '자동 사냥' 시스템을 삭제한다. 콘솔 이용률이 높은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세밀한 컨트롤이 게임을 즐기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TL은 컨트롤러를 통한 조작감을 확대해 게임에 대한 몰입감을 높일 것이라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자동 사냥이 제외됨에 따라 몬스터 사냥을 통한 경험치 획득의 필요성을 대폭 낮추고 모험과 탐사 콘텐츠를 더한다.

안종옥 PD는 "긴 호흡의 플레이가 필요한 MMORPG에서 자동 사냥을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했지만, 너무 쉽게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TL은 조작의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되새겼고,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전면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컨트롤 요소가 강조된 전투 시스템 변화를 설명했다. ▲방향을 지정하거나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새로운 타입의 스킬 추가 ▲분쟁 지역 외 캐릭터 간 충돌 제거 ▲방향 전환 조작 응답성 개선 ▲초반 보유 스킬 추가 ▲스킬 습득 속도 개선 등 다양한 전투를 위한 개선 사항이 적용됐다.

신작 부재로 주가 연일 하락..."4분기 실적 반등 핵심, TL 성공여부에 달려"

이렇듯 엔씨소프트가 TL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TL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이후로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되는 PC·콘솔 MMORPG 장르이기 때문이다. 또한, TL 이후에 지난해 트레일러를 공개했던 다수의 작품들의 출시가 불분명하며, 신작 부재도 원인으로 꼽힌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역시 엔씨소프트의 직원 수를 고려하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을텐데 내부 허들이 높은 것인지 의문"이라며 "다양한 장르의 개임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TL을 포함해 다작을 통한 회사 색깔을 보여주거나 소수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으로 개발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역시 9월부터 현재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17일 25만2500원을 유지한 주가는 19일에 25만원으로 하락해, 4일 오전 9시 25분 기준 21만7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속되는 이익감소와 신작 부재 등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반등의 핵심은 TL의 성공 여부"라며 "TL이 PC와 콘솔 시장에서 대흥행하며 연매출 4000억~5000억원 이상 달성하더라도, 모바일 리니지 매출 감소분을 충당하기가 버거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TL, '마지막 담금질'...'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도 공략 예정

엔씨소프트는 올해 12월 TL 출시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 게임즈는 지난 달 19일부터 지난 3일까지 'Technical Test Closed Alpha'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아마존 게임즈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계속해서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개선 사항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최문영 엔씨소프트 PDMO(수석개발책임자)는 "아마존게임즈는 해외 현지화, 운영, 마케팅 등 탁월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전 세계 이용자에게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넘어선 차세대 플래그십 MMORPG만의 감성과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퍼즈업 아미토이(퍼즈업)'는 지난 9월 26일 글로벌 35개 지역에 동시 출시했다. 퍼즈업은 대중적인 3매치 퍼즐 장르에 '방향키' 요소를 추가해 차별성을 더했다. 방향키를 사용해 떨어지는 블록의 방향을 상하좌우로 변경할 수 있으며, 전략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플레이 가능하다.

난투형 대전 액션 장르 '배틀크러쉬'는 닌텐도와 손을 잡았다. 배틀크러쉬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과 적들 사이에서 최후의 1인을 목표로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지난 9월 14일 진행된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배틀크러쉬의 트레일러와 글로벌 CBT 계획을 공개했다. CBT는 북미·유럽, 동남아 지역의 25개국을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안정적으로 테스트를 마친 이후 국내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이용자에게도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수집형 RPG '블레이드 & 소울 S' ▲RTS '프로젝트G'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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