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vs LG 구광모, 스포츠 사업 놓고 ‘희비’

삼성, 스포츠 기업 홍보 효과 부재 등 지원 축소
LG, 고객가치 우선 스포츠 지원 지속
신종모 기자 2023-11-14 10:38:56
삼성과 LG가 스포츠 사업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스포츠단의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반면 LG스포츠단의 LG 트윈스는 29년 만에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각자 추구하는 사업이 다를 뿐이라고 분석했다. 

구광모 회장(왼쪽), 이재용 회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해 총 8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야구광’이었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의 결과물인 셈이다. 평소 이건희 선대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야구장을 자주 찾는 등 야구에 남다른 애정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한국시리즈를 앞둔 시점에 일부 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 사건이 터지면서 주축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시리즈에서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에 삼성은 삼성 라이온즈를 계열사인 제일기획으로 이관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는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이재용 회장은 선대의 뜻을 따라 야구단에 투자를 지속하려고 했으나 몇몇 선수들의 일탈과 기업 홍보효과 부재로 추가적인 지원을 늘리지 않고 현재 삼성 라이온즈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반면 LG스포츠단은 지난 2018년 작고한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LG 트윈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암흑기에도 투자를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29년 만에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기업 홍보 효과 미미로 스포츠 사업에 힘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는 LG 트인스의 통합 우승을 계기로 스포츠 사업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통신장비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초격차’·구광모 ‘고객가치’

지난달 27일 취임 1년을 맞은 이 회장은 초격차 기술을 이끌 성장 잠재력 가진 역량의 인재 영입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뉴삼성’ 구축 의지를 공고히 했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현장 경영에 힘썼으며 동시에 초격차 기술 실현을 위해 우수 인재 발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반도체, 로봇,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에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으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20일 LG 임직원들에게 영상 신년 인사가 담긴 이메일을 전달했다. /사진=LG그룹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고객 가치를 LG가 나아갈 방향으로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그동안 고객의 입장에서 페인 포인트를 찾아 해결,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가치 있는 고객경험에 집중 등 매년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진화·발전시켜오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LG 임직원들에게 영상 신년 인사에서 “고객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돼 가치 있는 경험을 고민했고 이러한 노력들로 고객으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LG가 되기 위한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며 “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