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놓고 ‘동원 vs 하림’ 자존심 경쟁

동원, 최대 물류망·항만 강조
하림, 팬오션 인수 성공 사례 부각
신종모 기자 2023-11-28 10:45:52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 경쟁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다만 LX인터내셔널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리한 인수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동원과 하림은 HMM 인수를 놓고 피 튀기는 전쟁을 펼칠 전망이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앞서 HMM 채권단은 지난 8일 2개월간의 실사를 마무리했다. 예비입찰에서는 하림과 동원, LX인터내셔널 등 3개사가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추려졌다. 

이들 기업은 지난 9월 6일부터 HMM 매각 측이 제공하는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을 통해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등을 전달받았으며 실사 기간은 경영진 인터뷰 등도 포함됐다.  

28일 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앞서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채권단과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HMM 매각을 위해 실시한 본입찰에서 동원과 하림을 최종 입찰했다. 

동원과 하림이 제시한 금액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30일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매각 예정가가 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입찰 이후에도 유찰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대로 예측되는 HMM의 높은 인수 가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원과 하림이 HMM 채권단이 정한 가격 등 평가에 부합하지 못하면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왼쪽)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동원 vs 하림’ HMM 인수 사활 

동원과 하림은 HMM 인수를 놓고 가능한 한 모든 것으로 총동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와 관련해 “HMM을 인수하는 건 꿈의 정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역시 “HMM 인수가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명분을 내세웠다. 

동원은 최대 물류망과 항만을 내세우며 HMM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동원은 국내 최대 물류망(동원로엑스)과 항만(동원동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HMM 인수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은 지난 2015년에 벌크선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성공을 거둔 선례가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 당시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7896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을 이끌었다. 자본총계도 두 배가량 끌어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두 회사 모두 HMM 인수를 통해 물류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과 하림이 본입찰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력 조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HMM 채권단은 기업들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통상적으로 1주∼2주가 소요된다”면서 “산은은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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