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황 암흑기에 HMM 적자 지속…동원·하림 감당할 수 있나

HMM 올해 영업익 전년비 93.7% 감소 전망
SCFI 지수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
일각, 동원·하림 HMM 인수 우려 표명
신종모 기자 2023-12-04 09:02:57
해운업계 업황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임지수도 지난해 고점 대비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HMM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료 전반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3.21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5109.6)보다 80.6% 감소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HMM Hamburg(함부르크)’호 전경. /사진=HMM


앞서 HMM은 지난해 매출 18조5828억원, 영업이익 9조9516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HMM는 올해 업황 악화로 실적이 곤두박질 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연간 매출은 8조3401억원, 영업이익은 6262억원으로 각각 54.6%, 93.7% 감소한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 공급 축소에 따른 유가 상승,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으로 인한 중동위기 등이 겹치면서 해운업계 업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HMM도 실적 악화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하림 본입찰 참여…일각, 업황·투기자본 회수 등 우려 

HMM 인수에 진심인 동원과 하림은 본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채권단과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은 지난달 23일 HMM 매각을 위해 실시한 본입찰에서 동원과 하림을 최종 입찰했다. 

이번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000879만주다. 매각 예정가격은 현재 HMM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했을 때 7조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과 하림은 외부 자금 차입, 사모펀드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운임하락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동원, 하림 등 인수 기업들이 자금을 총 동원한 상황에서 HMM의 적자까지 겹치면서 HMM은 물론 인수한 모회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HMM 매각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HMM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들 기업은 막대한 외부자금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 해운업은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를 운송하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해운건전성을 유지하고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HMM 매각 측은 경영권 매각 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33차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남에서 “해운 산업 이해도가 높고 회사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이 HMM을 인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 측은 기업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이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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