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官 출신' 생보‧손보협회장 인선, 尹정부 내각 기조와 닮았다…설왕설래

신수정 기자 2023-12-06 15:35:58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내정자(왼쪽부터). 사진=각 협회

최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등 양대 보험협회의 신임 회장이 내정된 가운데, 이들 공통된 인선 키워드가 주목된다. 이달 선임을 앞둔 신임 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1‧2기 내각 인선 특징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는 제36대 생명보험협회장으로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장을, 손해보험협회는 제55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을 각각 내정했다. 

그런데 두 차기 협회장의 이력이 정부의 인선 특징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정부의 초대 내각 후보군 특징은 ‘보·고·서(보수·고시·서울 출신)’,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 4일 단행한 2기 내각(개각) 인선 특징으로는 ‘관료·전문가’ 출신’이 꼽힌다. 

두 사람의 공통된 이력은 서울대학교 졸업, 관료 출신으로, 이는 현 정부의 인선 특징이기도 하다. 이들은 60대 남성이며, 행정고시를 치르고 경제 부처에도 몸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일하게 포함되지 않는 조건은 ‘서울 출신’이다. 하지만 충남 서산과 대구 등 대표적인 보수 텃밭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김철주 위원장은 1963년생으로 대구 청구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 재무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해 재정경제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2021년 5월부터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병래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충남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무역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러다 1989년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하면서 금융위원회(금융위)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감독정책1국 시장조사과장, 감독정책2국, 보험감독과를 경험했다. 금융위에서는 금융서비스국 보험과장,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맡았다. 이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아시아태평양지역중앙예탁기관협의회 의장을 지내다 2020년부터 한국공인회계사 대외협력부회장으로 있다. 

보험업계에선 금융당국과 소통을 거듭해나가야 할 보험협회가 정부에 어필하기 위해 접점을 늘린 것이란 시각과 현 정부의 인선 기조에 발맞춘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시각으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때에 따라 민관 출신이나 관료 출신의 협회장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지금처럼 전 금융권의 상생금융 압박이 있고, 이에 따른 금융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할 시기에는 보험사를 대변해 조율해 줄 수 있고 당국의 실무자들과 관계가 있는 관료 출신의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보험업 관계자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다른 유력 후보자에 대한 얘기가 나돌았는데, 최종 후보자는 다른 사람으로 내정되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밀어준 게 아닐까 하는 시각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협회장 선출은 민간 보험회사 대표들이 결정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부의 압박과 보험사 차원에서 당국에 대응하기 위해 좋은 포지션을 가져가려는 니즈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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