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겨울에도 '얼죽아' 찾는다...건강에 괜찮을까

홍선혜 기자 2023-12-15 09:20:06
12월임에도 불구하고 출근길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 ‘얼죽아’는 이제는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한국의 커피문화로 안착하고 있지만 추운 겨울에도 체온을 낮춰가며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주요 외신을 통해 한국의 ‘얼죽아’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AFP통신은 한국은 ‘얼죽아(Eoljukah)’라는 독특한 커피 소비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얼죽아’를 ‘Eoljukah’라고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뒤 “추워서 죽을지언정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의 새로운 한국 격언”이라고 설명했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한국인의 국민 음료라고 전했다.

얼죽아 카페 응원글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아이스아메리카노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 60%를 차지한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지난 달 23일 까지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전체 음료 중 77%를 기록했으며 겨울시즌에 접어드는 11월부터 2월 사이에도 60%를 넘어섰다.

지난 1월 맹추위가 이어졌을 때 할리스에서도 아이스아메리카노의 판매비중이 따뜻한 아매리카노 보다 10%포인트 높은 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혹한기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수요가 높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한국 사람들은 빨리 마셔야 커피를 마신다는 느낌이 드는데 뜨거운 커피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령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가 다 나오지도 않는데 한국인들은 미리 손을 넣어서 데인다는 우스갯소리와 비슷한 맥락이다. 

의학적으로는 부정적 영향 끼쳐...

그러나 얼죽아는 의학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우리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도 얼음이 들어있는 찬 음료를 섭취한다면 체온을 더욱 떨어뜨려 두통과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고 기온이 떨어질 때 혈압은 상승하게 돼 고혈압성 질환 발병 위험률이 높아진다.

유독 얼죽아에 집작하는 경우 철분이 부족하지는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실제 연구결과 빈혈환자 88%는 얼음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냉 섭취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들에게 철분을 보충한 결과 더 이상 얼음을 먹지 않았다.

냉 섭취증이 아니더라도 과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도 차가운 얼음을 찾게 될 수 있다. 차거나 매운 음식 등 자극적인 것을 먹게 되면 교감신격이 자극 돼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사회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본인의 일이나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가운데 자신을 깨우는 에너지가 필요해 차가운 겨울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특히 활동을 많이 하는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얼죽아 문화가 확산 돼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따뜻한 음료를 원하는 중장년층과 찬 음료를 원하는 젊은 층은 늙음과 젊음을 가르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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