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 여전한 잡음…동원 vs 하림 ‘영구채 유예’ 놓고 대립

하림, 본입찰서 높은 금액 제시…최종 인수 후보자 유력
하림, 매각 측에 영구채 3년 유예 제시…동원 반발 법적 조치 검토
신종모 기자 2023-12-15 10:33:10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를 놓고 하림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은 본입찰에서 동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 사실상 최종 인수 후보자(우선 협상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림은 최근 매각 측에 영구채 주식 전환 3년 유예안을 제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달 마감된 HMM 본입찰에서 약 6조4000억원을, 동원은 하림보다 2000억원이 적은 6조2000억원의 HMM 매수 희망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 매각 측은 본입찰에 앞서 인수 후보들에 주식매매계약서 초안을 발송해 각자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동원은 매각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전달했으나 하림은 최종 인수 금액을 낮추기 위해 ‘영구채 전환의 3년 유예’와 ‘JKL파트너스의 주식 처분 제한 제외’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인수 측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떨어지게 되나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인수 측의 지분율이 높게 유지된다. 3년간 최대 2850억원의 배당금을 더 챙길 수 있다. 

동원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동원은 지난 8일 매각 측에 공문을 보내 입찰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동원은 공문에서 “입찰 절차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산은은 “영구채 유예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입찰자 제안 내용과 정확한 매각 예정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통상적으로 1주∼2주가 소요되는데 산은은 늦어도 이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보다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하림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영구채 유예 요구는 매각 측에서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HMM 매각 대상 지분은 산은이 보유한 지분 20.69%(1억 119만9297주)와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19.96%(9759만 859주) 등 40.65%(1억 9879만156주)다. 

HMM이 지난 2018년~2020년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를 상대로 전환사채(CB)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구주는 각각 1억119만주(20.69%)와 9759만주(19.96%)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조8600억원가량이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은 각각 1조8400억원, 8400억원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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