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현지 공장 매각 승인…매각 규모는 단돈 14만원(종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계속해서 판매량 감소 추이 보여…9월 판매량은 10대 불과
준공 13년만에 매각 결정…2년 후 바이백 조항으로 재진출 가능성 남겨놔
박재훈 기자 2023-12-19 18:15:58
현대자동차가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HMMR)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러시아 현지업체인 아트파이낸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의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2010년 준공됐으며 이듬해인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공시된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28일이며 매각 규모는 1만루블(한화 약 14만5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매각은 2년 후 다시 공장을 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됐다.

현대차그룹 양재본사 사옥. /사진=현대자동차

앞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현지 언론에서도 연내 다른 사업자에 인수된 후 내년 재가동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지난 9월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에 인수될 예정이며 머지않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언론도 공장이 매각된 2년 뒤 다시 공장을 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현대차의 러시아 판매량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으로 인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 10월 유럽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러시아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1대를 포함해 모두 1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4003대를 판매한 것 대비 99.8% 감소한 수치다. 또한 지난 8월에도 러시아 시장에서는 단 6대만 판매되면서 판매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구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는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어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했으며 이듬해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그 동안 현지 기후 특성에 맞춘 소형차 쏠라리스, 해외 시장 모델인 소형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을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했다. 이후 판매 호조를 이어가던 현대차는 러시아 내수시장에서 판매량 3위권대에 진입하면서 인지도를 형성했다. 또한 2020년에는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하는 등 러시아 현지 생산 확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커지고 자동차 부품 수급에 난항을 겪으면서 2022년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 기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은 23만4000대 규모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각금액이 1만루블인 것은 기업들의 공장 매각에 있어서 더 낮은 금액으로 거래되는 일도 다반사"라고 밝혔으며 매각이유에 대해서는 "그 동안 공장매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고 현 시점에서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매각에 포함된 2년후 공장 매입에 관한 바이백 조항에 대해서는 "러시아 정부 방침의 영향으로 기간 2년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시장 환경변화, 대내외적인 사업요소를 고려해서 포함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한해서는 AS서비스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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