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패딩 입다가 다리 언다”...매서운 한파 속 다시 등장한 롱패딩

홍선혜 기자 2023-12-21 10:02:44
올 겨울 패션 아이템으로 숏 패딩이 유행이었으나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패딩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등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의 롱패딩은 보온성은 뛰어나지만 두껍고 무거워 스타일링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 돌았다. 이로 인해 올 겨울에는 짧지만 광택 등 화려함을 살린 숏패딩 유행이었다.

특히 지속되고 있는 Y2K 트렌드로 90년대 유행했던 짧고 볼륨감 있는 푸퍼패딩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롱패딩의 유행도 한철 가시는가 싶더니 다시금 발목까지 덮는 긴 패딩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1월 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여성복 브랜드 ‘지컷’의 롱패딩 매출이 직전 주 같은 기간(11월 14~23일) 대비 100% 증가했다. 심지어 공식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의 여성 패딩 카테고리 인기 상위 목록에 인기 ‘톱10’ 중 7개가 롱패딩이 차지했다.

이커머스에서도 롱패딩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다. 위메프가 최근 한 달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롱패딩' 거래액이 166% 신장했으며 심지어 겨울 트렌드로 꼽히는 숏패딩 신장률 대비 롱패딩이 41%더 많이 팔렸다.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지난 15~17일 사이 롱패딩 거래액이 직전 3일 대비 44% 증가했고, 인터파크쇼핑의 롱패딩 거래액은 42% 늘어났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유행지난 것 같은데 롱패딩을 구매해도 되겠냐는 게시글에 “롱패딩은 유행이 아니라 필수템이다”, “영하 15도면 숏패딩 생각도 안난다 롱패딩은 생존용이다” 등의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북극발 한파가 지속되면서 롱패딩을 찾는 소비자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롱패딩도 예전과 다르게 투박한 느낌보다는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 있게끔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롱패딩은 어두운 색상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아이보리·베이지·카키 등 밝은 색상으로 출시되고 있다. 또한 투박함 보다는 슬림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깃에 털 장식을 추가 하거나 목선을 높게 디자인한 하이넥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리버시블 퍼 롱패딩의 경우 양면으로 착용이 가능해 두 가지의 스타일을 부여한다. 한 면은 패딩의느낌으로 뒤집으면 사파리의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어 현재 매출이 급속도로 상승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는 롱패딩이라도 발목까지 내려오는 투박한 ‘이불패딩’ 대신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하거나 밝은 색상으로 여성스러움을 가미한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날씨 변화에 맞춰 롱패딩과 숏패딩 기획전을 각각 진행하며 겨울 매출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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