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올해 산업계 최대 이슈…한화오션·HMM·금호석화·한국앤컴퍼니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글로벌 방산 기업 토대 마련
하림그룹, 6조4000억원에 국적선사 HMM 인수
박찬구 명예회장 일선 복귀…경영권 싸움 가중
‘형제의 난’ 한국앤컴퍼니그룹, 지분 확보 전쟁 서막
신종모 기자 2023-12-27 09:31:37
산업계는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냈다. 특히 산업계에는 크고 작은 이슈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해이기도 했다. 15년 만에 한화그룹의 ‘한화오션’ 출범, 하림그룹의 국적선사 ‘HMM’ 인수,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의 복권과 경영권 분쟁, ‘형제의 난’ 한국타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로고로 새 옷을 입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그룹, 15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한화오션 출범 

한화그룹이 지난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품었다. 지난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빠른 경영정상화와 해외시장 확장을 지원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깜짝 방문해 “한화오션이 잠수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수상함 분야에서도 역사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잘 드러난 것 같다”며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답게 정도 경영을 펼치며 세계 시장에서 더 확고한 경쟁력을 갖춰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8월 23일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는 기존의 강점인 함정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초격차 방산’ 솔루션을 확보하고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한화오션은 오는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하림그룹, 국적선사 ‘HMM' 인수…끊이지 않는 잡음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국내 유일 국적선사 HMM을 품에 안았다.  

하림은 지난달 마감된 HMM 본입찰에서 약 6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이 지난 18일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JKL컨소시엄을 낙점했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57.9%(3억9879만주)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초엔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HMM과 팬오션은 그동안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HMM 노동조합 등 노동계에서는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놓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HMM 노조는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지는 하림이 HMM을 인수할시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에 달하는 HMM이 하림의 곳간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는 “HMM이 보유한 막대한 유보금이 어느 한 기업의 배를 불리는 데만 쓰여서는 안 된다”며 “이번 매각문제는 해운‧조선 및 해양도시를 살리는 길이자 해운 재건의 역사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도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를 운송하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해운건전성을 유지하고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HMM 매각 측은 경영권 매각 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화


박찬구 명예회장, 복권 이후 경영권 복귀…경영권 싸움 재점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복권 이후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하면서 경영권 싸움이 재점화됐다. 

박찬구 명예회장은 지난 5월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6개월 만인 지난 11월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하게 됐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달 2일 대표이사에 박찬구 명예회장을 선임했다. 이로써 박 명예회장은 이시모리 히로타카 부사장과 함께 금호미쓰이화학 공동대표를 맡는다.

박 명예회장은 과거 친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형제의 난'을 겪었으며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화그룹 상무와도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소유·경영과 지배구조, 취업제한 불복 행정소송, 과거 유죄 판결 등이 재조명됐다. 
‘조카의 난’을 일으킨 박 전 상무가 최근 회사 측의 자사주 교환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8.8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앞서 박 전 상무 측은 지난 15일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 측에 자사주와 관련한 정관변경을 요구할 것”이라며 “명분 없는 자사주 교환에 대해 일반 주주들과 함께 법률상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월 자사주 맞교환 처분을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이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박 전 상무는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앤컴퍼니 본사 전경. /사진=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 씨가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싸움이 한창이다. 

조현범 회장 측에서는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원군'으로 나섰다. 여기에 조양래 명예회장의 형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이끄는 효성까지 지분을 보태는 등 화력을 더욱 강화했다. 

반면 '조희경·조희원·조현식 3남매'의 지원하기 위해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가세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과 손잡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매수가 인상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형제의 난의 승부처는 지분 확보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장내 매수 방식으로 주당 1만7398원에 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주(52억원)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 7일 취득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570억원 상당)와 합하면 조 명예회장의 보유 주식 수와 지분은 각각 288만3718주, 3.04%로 늘어났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첨단소재도 최근 한국앤컴퍼니 지분 14만6460주(0.15%)를 매수하고 조현범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회장은 지난 14일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는 끝난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의 합산 지분은 29.54%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이 힘을 보탠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매수가를 크게 올리기도 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1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와 손잡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의 추가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상황은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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