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글로벌 빅파마 키워드는 '비만치료제'...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8일 개최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 참가해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비만치료제 사업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 시장 변화…한미약품·동아에스티 등 개발 추진
삼성바이오·셀트리온·롯데바이오 수장 JP모건서 2024년 전망 및 중장기 비전 소개
황성완 기자 2024-01-02 10:36:21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투자 행사로 불리는 '제42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24(JPMHC)'가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의 시장 변화를 일으킨 '비만치료제'가 올해 키워드로 꼽히면서 열기는 더욱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개최…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대거 참가

2일 업계에 따르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오는 8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오는 8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포스터. /사진=JP모건

JPMHC는 1983년 이후 매해 개최되고 있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로, 매년 50여개국 이상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사·바이오벤처 등 관련 전문가 약 1만4000여명이 참가해 그간의 연구성과와 기술 협력·이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한미약품·동아에스티·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참가해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JP모건 컨퍼런스의 화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았던 ADC 사업이었다. ADC는 암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항암제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찾아가 소위 독약 폭탄을 터뜨리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ADC를 이용하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들은 ADC 기업과 협업을 맺고, 투자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 약품 이미지. /사진=노보노디스크

컨퍼런스 키워드 '비만치료제' 사업…글로벌 빅파마 시장 변화로 한미약품·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 추진

올해 42회차를 맞이하는 컨퍼런스의 키워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핫한 키워드로 떠오른 비만치료제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JP모건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비만치료제를 메인 화면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비만약에 대한 식욕 증가가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비만치료제가 각광받은 원인으로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가 '게으른 부자들의 살 빼는 약'으로 불리며, 유럽 증시 내 시가 총액 1위를 달성하는 등 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며,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미국 헬스케어 업계 1위였던 존슨앤드존슨을 꺾고 시총 1위에 등극하는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시장 판도가 변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표주자로 꼽히는 비만치료제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등이다. 이들 제품 모두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세마글루타이드'를 주 성분으로 하고 있다. GLP-1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장운동을 늦춰 식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한다. 소화의 속도를 늦춰 혈당과 체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세계 비만 인구는 2023년에 10억명에 달하고, 비만치료제 시장은 1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한미약품은 420명을 상대로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2026년에 임상이 종료된다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출시되는 비만치료제가 된다. 임상 2상에서는 6mg씩 주 1회 투여받은 환자군 7% 이상이 체중을 감량했다. 한미약품은 오는 2027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 전문 기업 '동아에스티'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타깃하는 이중작용제로, 지난 2021년 미국 뉴로보에 기술 수출을 했다. 올해 안에 미국 FDA에 임상 1상 계획서를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 6월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음식 섭취량을 늘렸음에도 위고비와 젭바운드 대비 우수하거나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해 1월 11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메인트랙에서 ADC 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 수장, JP모건서 2023년 주요 성과·2024년 전망, 중장기 비전 등 소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각 수장들도 행사에서 2024년 전망과 중장기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8년 연속 JP모건 컨퍼런스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JPMHC 핵심인 '메인 트랙(Main Track)'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존 림 대표는 오는 9일(현지시간) '혁신을 뛰어넘는 또 한 번의 도약(Leap Forward, Beyond the Reach of the Past)'을 주제로 2023년 주요 성과와 2024년 전망, 중장기 비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는 지난 4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바이오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한 만큼, 내년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진출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중 설립할 ADC 전용 생산시설과 관련된 사업 전략도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20년 JPMHC에 참가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메인 트랙 발표자로 나선다. 특히 지난 12월 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통합 법인 출범 후 첫 공식 행사 참가로, 현장에서 통합 셀트리온의 청사진과 함께 인수합병(M&A) 진행 상황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 섹션 발표자로는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 등이 나선다.

2년 연속 JPMHC에 참가하는 이원직 대표는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 운영 계획 등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동훈 대표는 2029년 10억달러(1조원) 블록버스터가 목표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와 관련해서, 김열홍 총괄사장은 폐암 신약 ‘렉라자’와 함께 주요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소개할 전망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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