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꽂힌 기업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HBM’ 개발 총력
LG그룹, 산업 난제 해결 AI 기술 개발 박차
롯데그룹, AI 시대 맞아 사업 혁신 가속 드라이브
신종모 기자 2024-01-03 10:36:14
국내 주요 그룹사들이 새해를 맞아 미래 신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장기화되면서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은 올해 신년사들 통해 AI 기술 투자 강화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총수들이 지난 3월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3 시장 선점 놓고 기술 개발 전쟁

삼성전자는 최근 AI 시장 확대로 수혜가 예상되는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엔비디아·AMD·인텔 등을 중심으로 AI 가속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HBM 판매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세로 떠오르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HBM3 등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해 올해 상반기 내 HBM 전체 판매 물량의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며 “지난 50년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해 온 DS 부문은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자”라고 당부했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HBM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HBM2E와 HBM3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HBM3E를 양산해 AI 빅테크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DDR5 기반 96GB, 128GB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2.0 메모리 솔루션 제품을 올 하반기 상용화해 AI 고객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

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ABC’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LG그룹은 이 가운데 AI 연개개발(R&D)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 AI연구원은 LG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은 또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효율 발광 재료를 발굴하는 AI 모델을 선보이는 등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신년 영상을 통해 “지난 5년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맞아 사업 혁신

롯데그룹은 13년 만에 재계 6위 자리로 밀려난 가운데 지주사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구체화해 5위 자리 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 줄 것을 강조했다. 동시에 ‘AI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도 당부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왔으며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줄 것”이라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롯데지주에서 신설된 신사업 발굴 사업단을 이끌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신사업 부문에는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이 있다.

신 전무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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