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홍해위협' 후티반군 첫 공습…전쟁 확대 우려

바이든, "추가 조치 주저 안할 것"
김성원 기자 2024-01-12 10:26:38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홍해상에서 상선을 잇따라 공격한 예멘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이 시작된 이후 이뤄진 다국적군의 첫 공습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가자지구 전쟁이 어어지는 가운데 다국적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휴티반군 제압에 본격 나서는 양상이어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 시각)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미·영 양국이 예멘 내 후티반군과 연계된 목표물을 상대로 공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 측도 현지시각으로 12일 새벽 예멘의 수도 사나와 호네이다, 사다, 다마르 등 주요 도시에 여러 차례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다.

홍해서 후티 반군 대응 작전 펼치는 영국 구축함.      /사진=연합뉴스

휴티 측은 이날 폭격이 이뤄진 뒤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이 군사작전을 확대한다면 역내 미국과 영국의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복수의 미 관료들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이 사용하는 장소 10여곳에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와 전투기, 선박, 잠수함 등을 동원해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표적에는 후티의 물자지원 중심지, 방공 시스템, 무기 저장소 등이 포함됐다고 관료들은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예멘 서부 해안 홍해의 호데이다에서 공습이 시작됐으며 사나에서 세 차례 공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을 승인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때문에 영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공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약 30차례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이에 미국은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군은 지난 10일 후티반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기도 했다. 양국은 당시 후티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드론 18기와 크루즈 미사일 2기, 대함 탄도미사일 1기를 요격했다.

외신은 이번 다국적군의 대응은 제한적이지만 상당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있는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이자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지나는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한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 “이번 공격은 후티반군이 홍해에서 다른 나라 선박을 공격한 데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며 “추가 조치 지시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의 이날 폭격이 캐나다, 호주, 바레인, 네덜란드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