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값도 비싼데, 발포주 어때?”...고물가 속 발포주 인기

홍선혜 기자 2024-01-30 10:43:25
“맥주 한잔 하자는 말이 부담스러워 졌어요 맥주는 소주보다 빨리 마시게 돼서 그런지 더 비싸다고 느껴져요” 

지난해 외식업체에서 판매하는 맥주 물가의 상승률은 대형마트·편의점 판매가 상승률의 3배에 달하면서 식당에서 판매되는 500ml 맥주 한 병은 평균 6000원선을 웃돌게 됐다. 

음식점뿐만 아니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에 판매하는 캔 맥주도 3캔 단위로 바뀌면서 GS25는 10여년 만에 “맥주=4캔” 공식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렇듯 맥주값이 오르자 서민들이 눈을 돌린 곳은 바로 ‘불황형 맥주’로 불리는 발포주다. 

 필라이트 역대 제품 이미지. / 사진=하이트진로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9% 오른 114.66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9.7%) 이후 25년 만의 최고치다. 특히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맥주 물가 상승률이 2.4%였을 때 외식용 맥주는 약 3배(2.9배)인 6.9%로 치솟았다.

그 동안 제품 출고가가 100원 단위로 인상했을 당시 자영업자들의 식당 판매가는 1000원 단위로 올라 인상폭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2022년도 까지만 해도 한 병에 4000원 수준이던 맥주는 이제 식당에서 최대 6~7000원에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인권비, 높아진 물가, 임대료, 가스비 등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맥주값이 부담스러워지자 소비자들은 발포주로 눈을 돌렸다. 발포주는 맥아의 함량이 10% 이하로 맥주의 맛을 흉내 낸 기타 주류’로 분류되지만 주세율이 30%만 적용돼 출고가가 일반 맥주에 비해 30~40% 저렴하다. 

오비맥주 필굿. / 사진=오비맥주 


본래 발포주는 일본의 주세법 때문에 생겨난 주종이다. 이미 90년대부터 발포주 시장이 발달한 일본은 2000년대에 들어서고 주세율을 더욱 낮추기 위해 맥아가 아닌 다른 원료로 맛을 내는 제3의 맥주(신 장르)를 탄생시켰다. 

기타주류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경기 침체시기 판매율이 증폭해 전체 주류 시장에서 판매율이 50%까지 성장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았을 때 주류 업계에선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으며 하이트진로도 맥주 브랜드 테라, 켈리 등의 출고가를 평균 6.8% 올렸다. 

이에 반해 발포주 가격은 저렴해진다. 오비맥주는 발포주 ‘필굿’의 편의점용 1.6L 대용량 페트병 제품 가격을 약 7% 인하했다.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다. 하이트진로 역시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따라 필라이트 제품의 출고가를 내달 1일부로 인하할 예정이다. 대상 제품은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이며 인하율은 4.5%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하이트진로는 발포주 필라이트 누적판매 20억캔을 돌파했다. 현재 필라이트의 판매 속도는 출시 초 대비 1.78배 빨라졌으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당시 일본에서 흥행했던 발포주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불황형 맥주라고도 불리는 발포주는 주세율도 낮고 맥아 함량도 적어서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반 맥주에 비해 맥아 함량이 낮아 맥주의 풍미를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는 없지만 가성비 제품이니 만큼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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