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OCI 통합 차질없이 진행…두 아들도 이해할 것"

"OCI 통합 통해 글로벌 시장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동력 마련"
황성완 기자 2024-02-01 14:59:07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가족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미그룹은 송영숙 회장 주도하에 최근 임원회의를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송 회장은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이번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을 신청한데 대해서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며 "회사가 한미 가족 여러분 삶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는 약속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그룹은 지난 2020년 8월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손주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진 마지막 말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우리가 제약, 신약 연구개발(R&D)에 최선을 다하고, 참 많은 약들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너무나 많다. 이제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어 나가라.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거라. 그것이 너희들의 숙제이자,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라는 말이 남겨져 있었다. 이 말에는 한미그룹의 중심에 신약개발과 R&D가 단단히 서야 한다는 의미가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한미그룹은 여기에 임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 규모 상속세로 송 회장 가족들은 그룹 매각까지 우려됨에 따라 상속세 재원 마련과 한미 철학 계승을 위해 통합은 필수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여러 해외 사모펀드들은 송 회장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송 회장은 50년간 일궈온 한미의 일방적 매각 방식은 단호히 거부했다. 

장녀 임주현 사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송 회장과 깊이 논의했다. 무엇보다 2015년 한미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 라이선스 딜을 체결하는 모든 과정을 임성기 회장과 함께 진행해온 임주현 사장이었기에, ‘지켜야 할 것과, 양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철학은 아버지만큼이나 단단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때 제시된 ‘OCI그룹과의 통합안’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주의 유산인 ‘한미의 DNA’를 지키며 R&D 중심 제약기업으로 단단히 서는 최선의 방안으로 판단된다”는 송영숙 회장의 결단으로 급진전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의 결단에 만장일치라는 의사 결정으로 힘을 실었다.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OCI홀딩스가 오르는 동시에, OCI홀딩스 1대 주주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오르는 절묘한 통합 모델이었다. 각자 대표 체제 하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이끌어갈 한미그룹의 미래 모습은, 지난 50년간 임성기 회장이 키우며 그려왔던 한미의 비전과 다르지 않다.

한미그룹은 오히려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서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한미그룹이 통합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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