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시티에 빠졌다"···송도·용산 등 복합개발 활기

최형호 기자 2024-02-17 12:34:59
시간을 절약하려는 '분초사회'가 본격 접어든 가운데, 다양한 생활SOC를 압축적으로 배치한 콤팩트시티가 이목을 끌고 있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분초사회'는 내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첫 번째로 꼽은 키워드다.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약속 시간을 1분 단위로 잡거나 영화·드라마를 요약본으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분초(分秒)를 다투며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다.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회사 위치를 따지는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콤팩트시티'에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콤팩트시티는 도시의 기능을 집약해 고밀개발하는 도시계획을 일컫는 말이다. 압축도시로도 불린다. 1973년 미국에서 처음 발표된 개념으로, 자동차의 대중화로 시가지가 팽창하면서 발생하는 난개발,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을 높이는 대표 방안으로 꼽힌다.

콤팩트시티의 시민들은 모든 시간을 도심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베드타운(bed-town)과 도심을 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이 절약된다.

특히 출퇴근에 드는 이동시간이 크게 절약되기 때문에 가용 시간도 늘어난다.

일본 도야마시 콤팩트시티가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도야마시는 도심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콤팩트한 마치즈쿠리(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역에서 걸어서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공간에 각종 인프라를 압축적으로 배치해 차가 없어도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국토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컴팩트-네트워크 도시의 실천방안과 추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거주유도구역 내 인구는 2005년 28%에서 2015년 32%로 증가했다.

사람이 모이니 땅값도 올랐다. 연구에 따르면 콤팩트시티 정책이 도심 내 상업지역 지가를 3.3~7.5%까지 상승시켰다.

국내에도 '한국 라데팡스'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산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착수할 계획을 밝혔다. 약 49만 3000㎡ 면적의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기능 및 주거·공원녹지를 갖춘 융복합 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용산 콤팩트시티의 기대감은 청약열기로 드러난다. 지난 7월 용산구 한강로2가에 공급한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은 평균 경쟁률 162 대 1을 기록했다. 65가구 일반분양에 1만 575명이 몰렸다. 11가구를 공급한 전용 84㎡A는 경쟁률이 524 대 1에 달했다.

인천 송도에서도 콤팩트시티가 조성 중이다. 바이오 메가플랜트가 위치한 송도11공구가 그곳이다. 12.45㎢(습지, 수로 포함) 면적에 주거, 업무, 학교, 상업, 산업, 녹지 등을 배치한 계획도시로, 송도국제도시의 모든 인프라를 압축해 '압축 송도'로도 불린다. 워터프론트와 녹지로 보행로를 연결하는 한편, 산·학·연 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고 의료시설도 계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공급은 그린벨트를 풀어 새로운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에 오랜 기간 의존해 왔으나, 대부분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사회적 비용을 강요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인프라가 압축된 콤팩트시티는 시대적 요구로, 앞으로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스케치 조감도./사진=GS·제일건설

이런 가운데 이달 인천,고양 등 콤팩트시티 내 주거시설 공급이 예정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천 송도11공구에는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총 5개 단지를 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송도 11공구 내 최대 규모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7층, 23개 동(아파트 21개 동, 오피스텔 2개 동), 총 3270가구 규모 대단지다. 전용면적 84~208㎡ 아파트 2728가구, 전용면적 39㎡ 오피스텔 542실로 구성된다.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DL건설이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 공급을 준비 중이다. 검단신도시 AA29블록에 지하 3층~지상 20층, 11개 동, 전용면적 84~119㎡ 아파트 73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고양 풍동2지구에는 일신건영이 '휴먼빌 일산 클러스원'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양 풍동2지구 3블럭 도시개발사업으로 지하 2층~지상 34층, 4개동, 전용면적 84㎡ 아파트 529가구를 짓는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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