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K-유통] 한화·신세계, '푸드테크' 적극 공략...로봇조리부터 대안육까지

홍선혜 기자 2024-03-12 09:50:58
4차 산업 기술이 발전되면서 식품 산업에도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 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다. 미래식량으로 기업들이 주력하는 대체육, 배양육, 인적자원을 아끼기 위한 로봇조리기는 모두 '푸드테크'에 속한다. 음식은 인간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만큼 푸드테크 역시 중요한 기술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이에 국내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푸드테크를 접목한 신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푸드테크는 최근 식품산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IT·가전 전시회인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약 3420억 달러(약 4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도 오는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기업을 30개 육성하고 수출액을 20억 달러로(2조 6690억원)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들은 아직까지 시장규모가 크진 않지만 미래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화푸드테크가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 사진=한화푸드테크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 한화푸드테크 통해 푸드테크 시장 적극 공략

최근 푸드테크에 큰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화그룹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14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한화푸드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푸드테크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한화로보틱스와도 적극 협업할 계획이다.

푸드테크는 김동선 부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 2021년 한화갤러리아에 전략본부장으로 지내면서 유통 사업을 맡아 백화점 부터 외식. 신사업등에 적극 나섰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3대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도 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이제 '푸드테크'를 다음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지난 1월 한화푸드테크와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은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난달 29일 모든 계약 절차를 마쳤다.

스텔라피자는 모든 공정이 자동화로 진행돼 5분이면 모든 조리가 끝난다. 한화푸드테크는 자산 100% 인수와 함께 벤슨 차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과 핵심 기술진 일부를 고용 승계할 방침이다.

한화푸드테크는 기존 식음 사업장을 시작으로 새 기술 적용을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한국보다 먼저 푸드테크 시장이 형성된 미국, 유럽 등 선진 푸드테크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역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부터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대안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지난 2022년 7월 28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열린 베러미트 런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스마트에프엔


신세계푸드 대안식품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 

신세계푸드는 2021년부터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대안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고 지난해부터는 식물성 대안식 ‘유아왓유잇을 론칭했다. 회사 측은 대안육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식물성 대안식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대안육과, 배양육, 일반고기 시장 전망치는 반비례했다. 오는 2025년까지 90%를 차지하는 일반고기는 2040년 40%까지 하락한 것에 비해 식물성 대안육은 10%에서 25%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배양육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시장 규모를 오는 2026년까지 2억1600만달러(2885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들의 경험 확대를 통한 시장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현재 '유아왓유잇'과 '더베러 베키아에누보' 등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이마트에서도 베러미트를 판매하며 온 ‧ 오프라인 판매처와 활용 메뉴 본격 확대에 나섰다.

곡물을 활용한 유제품인 대안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쌀 품종 ‘가루쌀’을 활용해 자체개발 중인 라이스 밀크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카페라테나, 밀크티 등 다양한 음료메뉴에 응용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대안식품 개발에 주력해 식품업체로서의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지난 5일 열린 대안식품 개발방향 설명회 ‘베러클래스(Better Class)’에서 “대안식품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처음 전기차가 출시했을 때에도 내연기관 업체에서 우려를 했지만 지금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현대차는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5위에 올라섰다”며 “지금부터 4~5년 정도 지나면 매이저 식품회사에서도 전부 대안육 시험에 뛰어들 것으로”이라고 덧붙였다. 

풀무원 지구식단 모델 이효리. / 사진=풀무원 


대체육 판매기업 미래성장성 높게 판단

대안식품 개발에는 한화푸드테크, 신세계푸드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대체육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미래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풀무원은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식물성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식물성 레스토랑 ‘플랜튜드’에서는 대중적이고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오는 2026년까지 풀무원지구식단을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확장하며 지속가능식품을 식품 전체 매출의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19년 국내 식품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선보였으며, 동원F&B는 '비욘드 미트'와 '마이플랜트' 등을 출시하며 꾸준한 판매를 이어어고 있다. 

이외에도 농심은 '베지가든' 브랜드로 대체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운영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테크가 식품산업의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2022년 12월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푸드테크 기업에 대해 자금과 해외시장 진출, 연구개발 지원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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