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역사적 전환점” 평가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인상
금리조작 폐지·ETF 매입 중단도 결정
신수정 기자 2024-03-19 13:44:58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일본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으로, 8년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도 벗어났다.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왔다. 이번에는 0.1%p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키로 하면서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 역사적 전환점이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오던 ‘장단기 금리조작’인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YCC는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하고 금리가 일정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정책으로 2016년 9월 도입됐다. 일본은행은 YCC를 폐지하면서 1%로 정했던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 2010년 시작된 ETF와 REIT 매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하며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는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 활발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REIT 매입을 2022년 6월 이후 중단한 상태다. 

일본은행의 이러한 결정은 그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의 주된 조건이던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된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한 가운데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올라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 최대 노동조합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p 높은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일본은행 내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금융정책을 변경할 요건이 갖춰졌다는 견해가 확산됐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금융정책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분간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채 매입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8일 강연에서 추가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밝히며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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