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멈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위기의 이마트 탈출구는?

홍선혜 기자 2024-04-01 13:09:47
이른바 '용진이 형'으로 SNS 소통을 지속해왔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일부만 남기고 모두 삭제됐다. 회장직에 오르면서 SNS를 자중하는 모양새다. 현재 부진한 이마트 실적 등 짊어져야할 무게와 풀어나가 할 숙제가 많은 상황에서 정 회장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부터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13개만 남겨진 채 모두 삭제됐다. 정 회장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활발한 소통으로 워낙 유명했던 터라 그와 SNS를 떼어 놓고 힘들 정도다. 그러나 정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지난달 27일 오후 모두 삭제했고, 28일 새벽에는 계정 자체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어 같은 날 오전 계정이 다시 공개로 바뀌면서 일부 게시물이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정용진 신세계그룹회장이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고객과 기념사진을 찍고 소통하고 있다.  / 사진=홍선혜 기자 

업계 안팎에서는 그가 SNS활동을 자중하는 것으로 보아 그 동안 제기됐던 논란을 차단하고 경영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SNS활동에 조심스러워 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이마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익 개선에 집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활동을 다시 재개할 수 도 있다”고 전했다.

이제껏 정 회장은 종종 자신을 반박하는 기자들을 저격하거나 거침없는 없는 발언을 통해 격이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위기 상황까지 겹치면서 주주들은 정 회장의 SNS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익 27.5% 감소...창사 후 첫 희망퇴직 실시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000억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신세계건설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16조5500억원)이 전년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1880억원)은 27.4% 떨어졌다. 이마트 직원도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급감했다.

이러한 난항 때문인지 지난 달 25일에는 1993년 창립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을 알렸다. 밴드 1·2·3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밴드1은 수석부장, 밴드2는 부장, 밴드3는 과장급에 해당한다. 

이마트 본사 사옥 /사진=이마트


특별퇴직금은 월 급여 24개월치로, 기본급 기준 40개월치에 해당한다.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을 지급하고,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이번에 희망퇴직을 전사적으로 확대했다. 

첩첩산중인 상황에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이마트는 최근 신용등급이 ‘AA-’로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 달 26일 정기평가를 통해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 배경으로 실적 부담과 이익창출력 저하, 높은 재무부담을 꼽았다. 

쿠팡 등 이커머스의 약진...이마트, '오프라인' 강화 전략 꺼내다

2012년 3월까지만 해도 대형마트가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등으로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이커머스가 급속도로 치고 들어왔다. 특히 쿠팡은 새벽배송 로켓배송 등을 앞세워 단숨에 유통시장 1위로 올라섰고 쿠팡을 기점으로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마트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지마켓과 쓱닷컴(SSG닷컴) 온라인 계열사와 함께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지만 최근 쿠팡은 이마트를 제치고 1분기 유통 최고 브랜드로 등극했다. 쿠팡은 지난해 영업이익 6174억원으로 설립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2021년 900만명에서 지난해 1400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고공행진 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원대로 쿠팡(31조원대)에 역전당했으며 연결 기준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사상 첫 적자를 내는 등 지속적인 매출 하락과 성장 동력 상실로 종합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벼랑 끝에 몰린 이마트가 선택한 방안은 바로 ‘오프라인’ 전략이다. 이마트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오프라인 3사의 매입·물류·마케팅 등 기능 통합을 추진해 업의 본질을 회복해 매출과 수익 반등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업태에 최적화된 해외 직소싱 상품 매입을 늘리고 노브랜드는 가성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생활밀착형 신규 모델을 출점할 예정이다. 여기에 SSG닷컴·G마켓과의 협업해 상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안을 세웠다. 

또 연내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해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식료품 전문 초저가 할인마트)를 선보이고, 죽전점 등 이마트 기본점을 미래형 쇼핑몰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이러한 전략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메기로 작용되는 알리익스프레스를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이마트 주주들이 초저가 공세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에 대해 이마트 주주들은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은 "새롭게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전 임직원이 경영 쇄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편중됐고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까지 치고 들어와 이마트가 쉽게 반등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체험형 매장 등 오프라인을 강화한다면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사업성으로 놓고 봤을 때 온라인에 힘을 줬어야 했는데 승기를 놓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용진 회장이 승계에 있어서 새로운 아젠다가 필요 했을 것인데 그게 오프라인 사업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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