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조문…“경제계 선구자 같은 분”

최 회장, 이날 대한상의 임원진과 빈소 방문
전날 대한상의 홈페이지에 추모 글 남겨
신종모 기자 2024-04-01 15:43:27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29일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방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은 1일 정오쯤 대한상의 임원진과 함께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최 회장은 이날 약 20분간 빈소에 머무른 후 자리를 떠났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고인은 대한민국의 기술 경영자로서의 선각자였고 민간 외교도 상당히 잘해주셨다”며 “앞으로 조 명예회장의 범을 삼아서 후배들이 계속 잘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추모했다. 

앞서 최 회장은 전날 대한상의 홈페이지에 조 명예회장을 기리는 추모의 글을 게재했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느닷없이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우리 경제계는 슬픔을 주체할 길이 없다”면서 “지금처럼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훌륭한 리더를 잃은 것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선구자와도 같은 분이셨다”면서 “섬유산업과 첨단소재 분야에서 보여주신 회장님의 집념과 열정, 그리고 혜안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글로벌 넘버원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을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971년 생산 공장 하나 변변치 않아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일은 기업가정신의 모본(模本)이 됐다”며 “기술입사(技術立社)를 넘어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 초 국내 최초의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까지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면서 “중공업 부문 역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개발한 중전기기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조 명예회장은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맡아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일관계 개선 등 국가적 협력 과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경제외교에 헌신하시며 경제대국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양국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는데 앞장서시며 난항에 빠진 한미 FTA가 원만히 체결되도록 큰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장사꾼은 돈을 벌고, 기업가는 시대를 번다’는 말이 있다. 회장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가이자 통찰력 있는 리더셨다”면서 “회장님께서 세상에 남겨 놓으신 족적이 큰 만큼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마다 저희는 경영 선구자 ‘조석래’, 민간 외교관 ‘조석래’를 떠올리게 될 것”이라며 “회장님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저희 후배 경제인들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던 회장님의 뚝심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있는 현 시대 기업가들에 더욱 필요한 덕목일지 모르겠다”면서 “회장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가르침을 계승하여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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