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11억대 금융사고' 구멍 막았다…IPO 앞두고 CSS 고도화 총력

“금융사고와 CSS 무관” 문제의식 없던 서호성, 사태수습 후 퇴임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네이버페이 스코어’ 도입 CSS 고도화 행보
신수정 기자 2024-04-01 17:13:08
최우형 현 케이뱅크 은행장과 서호성 전 케이뱅크 은행장(왼쪽부터). 사진=케이뱅크

서호성 전 행장이 이끌 당시 ‘11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케이뱅크가 지난해 문제가 됐던 자사의 신용평가모형(CSS)를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금융사고와 CSS는 무관하다”는 발언으로 관련 문제의식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서 전 행장이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자리를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1억원대 대출사기 금융사고의 발단이 됐던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 고객 특화 CSS를 지난해 말까지 개선 완료했다. 

케이뱅크의 씬파일러 고객 특화 CSS는 저소득 청년‧고령자‧주부 등 취약차주의 대출 기회 확대를 위해 2022년 2월 도입된 케이뱅크 자체 개발 대안 신용평가모형이다. 그러나 해당 CSS는 도입 시점부터 그해 12월까지 수개월치 건강보험료(건보료)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의 허위 소득 증빙을 걸러내지 못하면서 11억1930만원 규모의 인터넷전문은행 첫 대형 금융사고 발생의 빌미가 됐다. 

당시 금융사고의 자세한 전말은 이렇다. 사기꾼 일당은 페이퍼컴퍼니를 인수해 대출이 어려운 청년‧전업주부‧고령층 등 금융 취약차주를 유인해 서류상 직원으로 둔갑시키고 재직기간을 조작한 후 이들 명의를 앞세워 소득 증빙서류 등 공문서를 위조해 불법적으로 10건의 대출을 실행한 금융범죄였다. 이 과정에서 케이뱅크가 건보료 연납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점이 악용됐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이뤄진 자체 감사에서 이를 발견, 그해 5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후 “정확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재발방지책을 세우겠다”던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위 문제점의 개선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4월에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고, 보완 작업을 거듭해 연내 CSS 문제점 개선이 완비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 전 행장은 지난해 9월 '취약 차주 중심의 11억원대 작업대출 금융사고는 CSS의 내부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본보 질문에 "금융사고와 CSS는 무관하다"고 답했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건보료 연납을 허용하는 CSS의 허점이 드러났음에도 최고경영자(CEO)의 문제의식이 결여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케이뱅크는 건보료 연납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CSS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최우형 신임 행장 체제로 들어선 이후엔 CSS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일, 네이버페이와 협력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 CSS를 고도화했다. 네이버페이 스코어는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비금융데이터와 NICE(나이스)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해 개발된 CSS로, 기존 신용정보(CB)와 약 7300만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를 활용하면 변별력 높은 신용평가 결과를 토대로 중‧저신용자에 대출 기회‧한도를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S 고도화는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 케이뱅크가 지난 금융사고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보"라고 풀이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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