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표 전문기자의 중국 스마트팜② 용두기업 육성

이창표 기자 2019-10-18 14:05:00


[스마트에프엔=이창표 기자] 중국 정부는 시장개방화와 더불어 농업 경쟁력 제고와 농업 산업화의 기치 하에 농업 발전을 선도할 용두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했다.

1990년대 들어 시장경제 발전이 본격화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어 농산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업 산업화가 가속화되었고, WTO 가입에 따른 개방화가 확대됨에 따라 농업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2002년 WTO 가입을 전후하여 중국 정부는 시장개방에 대비하여 산업화 지원이 곧 농업 지원이고, 용두기업 지원이 곧 농민 지원이라고 보고 농업 산업화 경영을 주도할 국가 중점 용두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용두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자산규모, 매출액, 부채비율, 발전 잠재력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하고 건전한 가치사슬을 구비해야 한다. 고정자산규모는 동부, 중부, 서부지역을 구분하여 각각 5,000만 위안, 3,000만 위안, 2,000만 위안 이상이어야 하고,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도 각각 2억 위안, 1억 위안, 5,000억 위안 이상이어야 한다. 기업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60% 미만이어야 한다.

그 외에도 많은 농가를 선도할 역량을 갖추고, 안정적이면서 규모가 비교적 큰 원료 생산기지를 보유해야 한다. 또한, 과학기술 수준이 높아야 하고 시장경쟁력과 판매망을 갖추고 동종 상품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해야 한다(百度百科).

용두기업은 농가와 계약관계를 유지하며 농업발전을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했다. 초기에 농가는 농산물 생산에 집중하고 용두기업은 가공, 유통, 판매를 담당하면서 유기적 분업이 이루어졌다. 용두기업은 규모화 효과를 위해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농가와 계약하여 농산물을 수매한다. 그 과정에서 용두기업은 원하는 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생산에 필요한 종묘, 비료 등을 포함한 농자재, 재배기술, 1차 가공 및 저장기술 등을 농가에 제공한다.

최근에는 농민합작사, 전업대농 등 다양한 경영주체가 나타나면서 용두기업과 경영 주체와의 협력방식도 다양해졌다. 심지어 생산단계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완전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용두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용두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다. 2012년 중국 국무원(國務院)에서 발표한 '농업산업화용두기업 발전 지원에 관한 의견(關于支持農業産業化龍頭企業發展的意見)'에서 용두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명확히 했다. 농자금 대출 등에 대한 우대 등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었고, 농촌기반 시설 및 생태환경 조성을 위한 금융 지원을 통해 농업 산업화 여건을 개선했다.

용두기업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첨단과학기술, 지역특색농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병행했다. 그리고 용두기업이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농가를 견인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을 통해 지원했다. 또 농축산물 재배ㆍ사육ㆍ가공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소득세를 감면해주고,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융자금 이자를 보조해주거나 수출입관세를 감면해주는 특혜를 부여했다.

용두기업 대부분이 동부 연해지역과 전통적으로 농업에 특화된 성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업종은 식품제조업과 식품가공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용두기업 수는 13만 개이고, 연 매출액은 약 9조 7,300억 위안이고, 고정자산은 약 4조 2,300억 위안이다.

용두기업의 성별 분포들 살펴보면, 동부 연안지역의 용두기업 수는 1,131개이고, 그중 샨동성이 85개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쓰촨성(58개), 허난성과 장쑤성이 모두 55개씩이었다. 2017년 기준 용두기업 중 상장기업의 수는 121개로 이는 전체 상장기업 3,034개 중 약 4%를 차지한다. 그중 농업 관련 제조업 기업이 69개, 농업 기업이 52개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식품제조업과 식품가공업이 각각 31%씩 차지하였다.

용두기업은 중국 농식품산업 발전에 있어 다음과 같은 기여했다. 경영조직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농산물 수급안정에 기여하였다. 용두기업은 선진기술과 효율적인 관리방식을 도입하여 농업의 표준화, 규모화 및 집약화를 촉진해 자원 활용률과 토지생산성을 높이고 농업경영조직을 최적화했다. 농가 발전을 견인하고 농가소득 증대를 촉진시켰다. 주주합작제 등을 도입하여 기업과 농가의 이익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농가소득을 증대시켰다.

농업 생산의 표준 및 농산물 품질안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용두기업은 농자재 공급 및 기술규범과 관리규범을 통일시켜 표준화 생산과 과학적 관리를 촉진했고, 농업부문의 전체 가치사슬에서 품질을 관리하여 농산물 관련 인증 비중과 안전성을 높였다.

농업분야의 과학기술 혁신과 응용을 촉진하였다. 용두기업은 농업기술 R&D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기술을 응용하고 보급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향상시켰다. 농업의 가치사슬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당초 생산단계에 국한되었던 농업 분야 가치사슬을 생산 전·후 단계까지 확대시켰다.



이창표기자 lee@thekpm.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